Mario Reading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노스트라다무스의 삶이나 그의 무슨 예언이 어떤 의미니 하는 그런 내용의 소설이 아니다. 제목을 그렇게 붙인 것은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잠재독자의 층을 넓히기 위한 것일 뿐, 내용적으로는 사실 노스트라다무스와 관련되었어도 또 그렇지 않았어도 전혀 상관이 없는 일반적 스릴러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만일 누가 저자의 이름을 가린 채 이 책을 손에 쥐어주었다면 거의 의심 없이 댄 브라운이 낸 또 하나의 새 책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만큼 스토리라인에서 다빈치코드나 로스트 심벌이 연상되었고, 예언상자라는 표적물을 향한 추격전의 잔인한 장면 장면에서의 분위기 역시 그 스타일이었다. 베스트셀러를 향한 작가들의 집념. 하기야 자기 책이 그런 반열에 오르기를 꿈꾸지 않는 작가가 얼마나 되겠나. 천사의 게임이니 주피터의 비밀이니 하는 책들도 다 그런 독자-작가의 ‘유행몰입’ 현상의 부스러기라 하면 너무 지나친 폄하일까.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책은 그런 ‘아류 중 하나’로 묻히지는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쩌면 새로운 베스트셀러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고. 댄 브라운의 책들과 비교할 때, 이야기가 훨씬 더 숨 가쁘게 돌아가는데, 그 흐름에도 덜컹거림이 거의 없다. 또 하나의 보너스라고나 할까. 집시의 세계에 그 이야기 무대를 펼쳐놓음으로써, 한 편으로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그 자체에, 또 다른 한 편으로는 문명의 틀에 박혀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인간 삶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매력에, 작가 마리오 리딩 역시 읽는 사람을 옭아매는 천부적 재능을 이 책으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