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기

생각의 방향은 정리되어가고....

뚝틀이 2012. 5. 29. 20:51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것 같았던 상황에서 서서히 생각은 정리되어가고.....

그래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기 위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전 숙려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우선 오늘은 2층 칸막이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명은 필요한 자재를 사오도록 시내로 보내고..... 

 

아직 미결정 상태의 벽체 모양 거기에 매달려 있기보다는, 그와는 상관없이 진행될 수 있는 동판 씌우기와 너와지붕 잇기 준비를....

그 지붕 작업에 필요한 것은 당연히 발판 만들기. 우선 재료부터 주문하기로.

그런데, 소량 주문이라서 그런지, 윤회장과의 특수관계라서 그런지, 전화로 주문 넣자마자 곧바로 자재 도착.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의 구분.

2층 일은 그다지 급하지 않고, 이 발판 일도 역시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도는 당연히 발판 쪽.  

 

 

하지만, 날씨는 그런 사정 알 바 없으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 우리 일에는 차질이 생기지만, 그래도 농민들은 반겨할 이 비. 그런 생각에 싫지만은 않은 이 비.

인부들은 이 정도 비에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우기지만, 난 단호히 작업 중단을 선언.

때마침, 시내로 자재구입 나갔던 차도 짐 잔뜩 실어 도착하고....

 

'이상적인 답안'이라는 것이 없을 땐 '타협책'이 최선.

유학시절 때 즐겨하던 농담이 생각난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제일 중요한 일은? 이 프로젝트가 망하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 두는 것.

칸트의 말도 있다.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할 때 생각하고 고민한다는 것은, 그 마음 어느 구석인가에 존재하는 선호하는 그 무엇인가를 향하는 이론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그렇다면, 내 생각은 무엇일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통념에 따른 집 짓기', 그것은 피해보고 싶다는 것.

어제 그제 해봤던 실험의 첫 단계 '진흙 무늬', 그것은 포기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고, 따라서 내 컨틴전시 플랜, 나무로 틈 막기.

아침에 일 시작하면서 주문한 목재가 마침 비 때문에 발판 만들기가 중단 된 그 시간에 맞추기라도 하듯 제때에 도착한다.

루바 대신 주문한 이 조악한 나무들.

 

숨은 보석이란 무엇인가. 바로 조악한 돌 그것 아니던가.

대패질을 거치며 예쁜 옹이 무늬들이 나타난다. 이런 것 관찰하는 것 역시 일하는 즐거움 중 하나.

 

보석으로 변해가는 나무들을 조심스럽게 묶어나간다. 내일,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들을 제 위치에 놓고 그 모양 보기. 

 

이제 다시 원래의 생각으로 돌아온다.

'벽돌'이란 무엇인가. 벽을 쌓는 돌, 다시 말해 돌을 쌓아나가며 벽을 만들어나가는 그런 용도의 돌을 말한다.

그렇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