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눈 다지기, 함께 다지기

뚝틀이 2012. 12. 13. 01:27

툭하면 서울 가는 아니 갈 일 생기는 분 모시고

집을 나섰는데 산길에 들어섰는데

 

품목이 틀렸어 틀이 틀렸어

썰매라야 했는데

조심

조심조심 

미끄르르르 픽 휙 뿌~욱

 

산길엔 낭만이 우선 어쩌면 아니 확실히 그런 배려로

넓은 곳 시끄러울 곳 쉭 퉁퉁퉁퉁 하기 바빠 그냥 며칠 제쳐둔 아니 제쳐둠의 은혜를 입은 산길 눈길

간 큰 덩치 큰 무게 나가는 온갖 얼빠진 무리가 내 뽑은 칼 어찌 다시 집어넣을 수 있을쏘냐 이렇게 다지고 저렇게 다져놓은 눈길 산길

여기 꽝 저기 푹 빙그르르  온갖 영광의 자취들

 

정신 팍 퍼뜩 그건 아는데 알긴 알았는데

그라믄 시방 서울 안 갈끼여

동참의 시대 동참의 계절 동참하는 마음으로 다지기 동참하며 한참 한참을 내려가 모셔다드리고

 

슬슬 살살 조마조마 다시 다져가며 위로 위쪽으로 돌아와

쓴물 홀짝홀짝 씁쓸히 홀짝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