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서울에...
어느 프로 근성이 강한 전문가가 와서 물을 뚫어줬다는 이야기를 그제 들었지만,
언제 내려오겠느냐 뚝마의 물음이 있었지만,
꼼짝 할 수가 없다.
이제는 밤 꼬박 새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낮이고 밤이고, 언제 자고, 뭐 그런 구별은.... 완전히.... 그냥 散이고 散이다.
음식.
시골에 있을 땐, 그렇게도, 뭔가 좀 decent한 음식 그런 게 그렇게도 그리웠었는데....
며칠 전 도스 타코스 한 번 또 스타벅스 샌드위치 한 번 그뿐, 그 후론 그냥 방콕.
차라리, 요리사를 한 명 집으로 불러와?
확실히 시골에선 건강한 음식 먹었나보다. 무엇이 좋지 않았는지 두드러기까지....
눈.
서울 눈과 시골 눈의 차이.
시골에선 밟히는 눈이 사각사각... 노래 위를 걷는 기분이었는데,
서울 눈은 사람에 눌려 차바퀴에 눌려 악만 남은 얼음덩어리... 눈 부릅뜨고 으르렁... 사천왕 앞을 지나가듯.
거기에 또 하나, 사람을 밀쳐내고 지나가는 차들. 자동차 맞아? 자전거 아니고? 아니, 자전거를 타도 이렇지는 않겠다.
책.
이미, 시골에서 받아놓았던 몇 권.
그리고, 여기 와서 받아놓은, 두툼한, 두 박스. 하지만, 뜯지도 열지도 않았다.
구텐베르그, 아직도 이 바다에서 그냥 노닐고 있다.
지금은 니콜라이 고골의 ‘초상화’를 읽는 중.
중편소설, 내용정리하느라 벌써 세 번째 읽는 중.... 그래도 영....
구텐베르그 프로젝트.
시카고 대학 어떤 학생이 그때, 학교에서 무제한 억세스를 허용해준데 대한 보답으로, 고전문학 누구나 읽게하려, 이것 시작했다고...
내 그때, 나도 사실 그때, 전산실 무척 바쁘게 오갔었는데, 이런 '통 큰' 생각이 떠오르기나 했던가?
돌이켜 보면, 그때 내겐 아무 것도 없었다.
음악도, 책도, 신문 또 라디오까지도.
입시생보다 고시준비생보다 더.....
어쨌든 당분간은, 이 바다에서....
그리고 또 하나,
이렇게 다시 한 번 읽은 내용을 나의 말로 정리하는 재미도....
마치 야생화를 그냥 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시각으로 렌즈에 담아보듯이...
꽃
그러고 보니....
이미 저 남쪽에선 복수초 사진들 올라오기 시작하고...
이제 며칠 있으면 변산바람꽃도 올라오겠지.
그러면 이제 이 방 귀신이 되어버린 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