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十二夜’
William Shakespeare(1564-1616), Twelfth Night
당시 귀족사회에서는 크리스마스로부터 새해에 이르는 12일 동안 잔치가 계속되었는데,
열두 번째의 밤Twelfth Night이 그 절정이었다고 합니다.
이 희곡의 내용은 사실 ‘12야’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이 연극이 엘리자베스1세 앞에서 12야에 공연되어 이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일리리아Illyria 왕국 바닷가에서 배 한 척이 난파당합니다.
비올라Viola라는 여인이 해변으로 쓸려와 목숨을 겨우 건집니다.
쌍둥이 오빠 세바스쳔Sebastian이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것이 슬픕니다.
낯선 곳, 어쨌든 살 길을 찾아야하는 이 여인, 어느 뱃사람이 들려주는 오시노Orsino 공작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데,
그 사람이 지금 올리비아Olivia에 대한 짝사랑으로 몸이 바싹바싹 타들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비올라가 그 올리비아의 집으로 가보지만 오빠의 죽음 그 슬픔에 잠겨있는 그녀는 낯선 사람 그 누구도 만나주지 않습니다.
비올라가 할 수 없이 오시노 공작 댁으로 향하는데, 남자로 변장, 이름도 세사리오Cesario로 바꿉니다.
오시노 공작이 이 ‘미남’ 세사리오를 자신의 시종으로 고용합니다.
비올라가 이 공작에 빠집니다.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제 와 ‘사실은, 난 남장여인인데요’하며 다른 여자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나설 수도 없는 일, 난감할 뿐입니다.
문제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올리비아가 오시노의 심부름꾼 ‘이 남자’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는 끊임없이 이 ‘고귀한 분위기를 풍기는’ 세사리오에게 애절하게 사랑을 호소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또, ‘사실은 나도 여자에요.’ 할 수는 없는 일이라,
자기는 미천한 심부름꾼일 뿐이라며 공손하게 거절합니다.
그런데, 오시노 공작만 올리비아를 흠모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올리비아의 삼촌 토비 경Sir Toby이 이 집에 얹혀살며, 자기 친구도 같이 지내도록하고 있는데,
앤드루 에규칙 경Sir Andrew Aguecheek 이 사람 또한 올리비아의 마음을 얻으려 애쓰고 있는 중입니다.
친구가 좋다고요? 천만에. 말이 Sir지, 토비는 술어 절어 사는 떠버리요 건달,
이 친구를 올리비아와 맺어주겠다 해놓고 시간 질질 끌면서 그가 가진 것 다 우려내고 있는 중이지요.
토비 경의 이 ‘경망스러움’에 어깃장을 놓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이 집의 집사 말볼리오Malvolio.
‘자기도취’ 이 사나이는 술이니 노래니 장난이니 그런 것은 아주 질색입니다.
토비와 한통속인 ‘센스덩어리’ 하녀 마리아Maria가 그를 골려먹을 꾀를 하나 짜냅니다.
마치 올리비아가 그에게 쓴 것처럼 위조한 편지를 보내는데, 그 속에 이런 내용을 넣습니다.
‘나의 사랑을 얻으려면, 누구에게나 거만하게 굴고, 노랑 양말을 신고, 항상 웃을 것.
하지만, 왜 웃는지는 설명하지 말 것.’
이 얼간이 같은 말볼리오는 이제 귀족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그 편지내용을 충실히 따릅니다.
올리비아는 ‘진지하게’ 이런 이상한 행동을 계속하는 그를 미쳤다고 생각, 작고 어두운 방에 가두어놓게 합니다.
이제 모두들 말볼리오를 못 살게 굴며 즐거워합니다.
이 집에는 눈치 빠른 광대 페스트Feste도 살고 있는데,
그가 목사 토파스 경Sir Topas으로 변장해, 말볼리오를 검사한 후, ‘완전히 미쳤음’이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에규칙에게는 올리비아가 마음을 빼앗긴 세사리오가 눈엣가시입니다.
그런 것도 눈치 채지 못할 토비 경이 아니죠. 그가 꾀를 또 하나 생각해냅니다.
계속 에규칙의 화를 돋우어, 참지 못한 그가 세사리오에게 결투신청을 하게 만든 후,
이번에는 세사리오의 실력을 잔뜩 부풀려 떠벌여 에규칙이 겁을 먹게 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겁쟁이인 에규칙, 그가 토비에게 ‘중간역할’을 부탁합니다.
세사리오가 그냥 결투 흉내만 내도록 부탁해달라고요. 그렇게만 해준다면 말 한 필을 주겠다고요.
물론 이 말 한 필도 토비 차지가 됩니다.
*****
한편, 사실, 세바스쳔도 그 난파선에서 살아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자기만 살아남고, 누이 비올라는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바스쳔이 자기 친구이자 보호자인 안토니오Antonio와 함께 일리리아 왕국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안토니오는 여기 오면 안 되는 사람, 전에 이 나라와 전투를 벌인 적도 있고, 아직도 수배 중인 인물이기 때문이죠.
단지 세바스쳔을 지켜주겠다는 마음 그 때문에 그를 동행해 이곳에 같이 온 것입니다.
안토니오가 약속장소를 정해놓고, 세바스쳔에게 지갑을 쥐어주며 거기서 만나자 하고 숨어들어갑니다.
세바스쳔이 어슬렁어슬렁 시내 구경에 나섭니다.
세사리오(사실은 세바스쳔)가 모른 척하며 지나가자 광대 페스트Feste가 그의 비신사적 태도에 항의하고,
토비와 에규칙은 바로 이때다 하며 그에게 달려듭니다.
결투가 벌어지려는 순간, 안토니오가 멀리서 이를 봅니다.
그가 친구를 도우려 그쪽으로 달려가려다, 그의 얼굴을 알아본 관리에게 붙잡힙니다.
올리비아가 그곳에 나타나 토비와 에규칙의 무례를 나무라는데, 세바스쳔이 이 올리비아의 미모에 넋을 잃습니다.
이번엔 올리비아가 놀랍니다. 그렇게 쌀쌀맞던 ‘세사리오’가 자기를 이렇게 ‘다정하게’ 쳐다보고 있다니!
이때를 놓칠 수 있나, 올리비아가 ‘세사리오’에게 청혼하는데,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는 세바스쳔, 전혀 만난 적도 없는 여인의 대시에 그저 어리둥절해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 여자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돈도 많은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군말 없이 그 청혼을 받아들이고,
둘은 곧 성당으로 달려가 신부 앞에서 식을 올립니다.
*****
한 편, 체포된 안토니오는 오시노 공작의 저택으로 끌려오는데,
이곳에 있는 친구 세바스쳔(사실은 세사리오이자 비올라)을 보자 그가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자기를 본 적도 없다고 잡아떼는 이 ‘친구 세바스쳔’. 화가 난 안토니오가 아까 준 지갑을 돌려 달라합니다.
지갑? 세사리오는 갑자기 이 사람이 무슨 소리를 하나 합니다.
공작이 나와 안토니오를 반갑게 맞습니다.
비록 지난 번 전투에서 안토니오의 함대가 패하기는 했지만, 공작은 그래도 그때의 용맹스런 적장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안토니오가 ‘세바스쳔’을 꾸짖습니다.
“내 너를 풍랑에서 구해줬고,
또, 내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곳까지 너를 동행해줬는데,
내가 곤경에 처했다고 이렇게 모른 체 할 수 있는 것인가? 친구라는 사람이 이럴 수 있나?”
공작이 묻습니다.
“무슨 소리지? 여기 이 세사리오는 지난 석 달 동안 나에게서 떨어져 있은 적이 없었는데?”
안토니오가 말합니다.
“아니옵니다. 전하! 저는 지난 석 달 동안 이 사람과 떨어졌던 적이 없사옵니다!”
비올라의 머리를 스치는 생각,
‘어쩌면 오빠가 살아있을 지도 모른다!’
오시노 공작이 세사리오를 대동하고 올리비아의 집을 찾습니다.
올리비아에 대한 공작의 구애가 다시 시작되는데, 올리비아는 매몰차게 끊습니다.
이제 공작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오로지 나의 이 시종만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내 이제 이 녀석에게 보복할 것이오!”
공작이 자기 시종 세사리오를 끌고 가려하자, 올리비아가 붙잡고 늘어지는데,
‘어쩐 일인지’ 이 세사리오가 그녀의 손을 뿌리칩니다.
올리비아가 울부짖습니다.
“나를 속인 것이에요?”
“속였다고요? 내가 뭘 속였죠?”
“그럼 신부님을 모셔올까요? 아, 나의 남편이여!”
“뭐, 남편?”
신부가 나타납니다.
“두 사람이 입 맞추고 반지 교환한지 두 시간도 안 지났는데, 이게 무슨 일이죠?”
“뭐? 둘이 결혼을 했다고? 나를 속이고?”
공작의 분기충천에, 세사리오는 그런 일은 절대로 없었다고 부인합니다.
그때 에규칙이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옵니다.
“누가 이 짓을?”
“공작님의 시종이....”
“내가 당신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시치미 떼지 말아요!”
그때, 세바스쳔이 그 뒤를 따라 들어와 올리비아에게 사과합니다.
“아까 이 사람을 팬 것은 미안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땐 참을 수 없었다고요.”
그러다, 그가 비올라를 봅니다. 반가운 만남의 순간입니다.
사람들 모두 놀란 입을 다물 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가!
남매의 설명에 모든 것 밝혀집니다. 공작은 이제 본래의 여성모습으로 돌아온 비올라에게 청혼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토비경과 마리아 이 둘은 몰래 결혼한 사이입니다.
그때 누군가가 말볼리오를 기억해내고, 어두운 방에 갇혀있던 그를 끌어냅니다.
자기가 어떻게 해서 갇히게 되었는지를 알게 된 그, 행복한 커플들을 뒤로하고 밖으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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