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식 책 요약

밴 다인의 '비숍 살인 사건'

뚝틀이 2016. 1. 9. 02:51

S. S. Van Dine(1888 – 1939), The Bishop Murder Case 1928

 

하버드란 대학은 중퇴자들이 더 잘나가는 곳인가 보다. 오늘 소개하는 Willard Huntington Wright도 역시 그 중 한 사람.

원래 문학평론가 또 미술평론가로(당시까지만 해도 ‘무명’이었던 세잔느를 대대적으로 알림)로 이름을 날렸지만,

문학잡지 ‘The Smart Set’의 편집자로 있을 때, 그가 연재한 소설이 ‘너무 성공적’이라 회사에서 해고되었다.

그의 소설이 아방가르드 스타일에 중산층을 너무 긁어내려, 고정 독자를 잃지나 않을까 걱정한 사장의 결단이었던 것.

그 후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마약중독에 신경쇠약으로 거의 폐인으로 지내던 몇 년간 그가 한 일은 수백 권의 탐정소설 독파.

이제 자기가 ‘완벽한 추리소설’을 써야겠다고 펴낸 것이 벤슨 살인사건, 카나리아 살인사건, 그린 살인사건, 비숍 살인사건.

(일반 추리소설과는 다른 스타일. 내 이 네 권을 읽을 때, 딴 일은 완전히 접어두고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아니, 어쩌면 오늘날에도) 추리소설은 문학세계에 끼지도 못하는 ‘하류’로 여겨져,

자신의 명성이 더럽혀질까 걱정되어 택한 그의 가명이자 필명이 S. S. Van Dine.

 

* * * * *

 

파일로 밴스Philo Vance와 나Van Dine, 늦은 아침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영원히 미제未濟로 묻혀버렸을지도 모를 비극 ‘그린家의 살인사건The Greene Murder Case’을 해결한 후,

그는 이제 몇 달째 자신의 원래 영역인 미술에 빠져있는 중입니다.

 

그의 집사 커리Currie가 조심스레 다가와 뉴욕 지방검사 마컴Markham으로부터의 전화를 연결해줍니다.

처음에는 가볍고 쾌활한 분위기로 시작된 그들의 대화, 그의 입에서 ‘저런, 저런’이 연발되며 점점 더 진지해집니다.

통화를 끝낸 밴스가 내게 양궁洋弓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더니, 책장에서 양궁 관련 책을 꺼내 한 30분 열심히 읽습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동화집을 꺼내 파고들고,

이번엔 또 독일어 사전을 꺼내서∙∙∙∙∙

도대체 이들의 공통분모가 뭐지?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마컴은 도전적이고 거칠고 직선적인 반면,

밴스는 상냥하지만 변덕이 심하고 때로는 아주 냉소적,

정반대 성격의 이 두 사람, 보완적 관계라고나 할까, 15년 지기입니다.

 

얼마 후 우리 자리에 들이닥치는 마컴에게 밴스가,

   “조세프 로빈Joseph Robin이 화살arrow에 맞았다고?”

하더니, 그 사람 미들네임이 뭐냐고 묻습니다.

밴스는 항상 이런 식이고, 마컴은 이렇게 늘 ‘엉뚱한’ 밴스가 불만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 밴스가 시체는 도망가지 않는다며 느긋하게 전화번호부를 뒤집니다.

   “그 사람 주소 혹시 리버사이드Riverside Drive 아닌가?”

맞다는 대답에

   “거기 로빈은 딱 한 사람, 미들네임이 코크레인Cochrane이네.”

   “그런데, 그게 이 살인사건하고 무슨 관계지?”

   “난 그저, 가능성을 살펴볼 뿐이야, 마컴.

    코크레인Cochrane을 줄이면 코크Cock야. 뭐 생각나는 거 없어? 

    코크 로빈Cock Robin이 죽었다는 이야기,  

        Who killed Cock Robin?♪♪

   “밴스, 좀 진지해질 수 없어?”

   “나 지금 진지해!”

 

마컴이 밴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아침에 딜러드Dillard 교수가 전화를 했다.

    로빈이 베란다 아래에 누운 자세로 있기에, 걷기도 힘든 몸을 이끌고 내려가 보았더니, 심장에 화살이 꽂혀있었다고 했다.

    딜러드는 수리물리학 교수, 컬럼비아 대학시절 마컴의 은사,

    10여 년 전에 은퇴, 리버사이드 근처 72번街로 옮겼는데,

    그때 데리고 온 그의 동생의 딸 벨Belle이 지금은 25살 정도다.

    또  컬럼비아 대학 수학강사 시거드 아네슨Sigurd Arnesson도 그 집에 사는데, 그는 40살 정도.

    그는 노르웨이에서 건너와 두 살 때 고아가 되었고, 대학시절 내 급우였는데 자타공인 수학의 천재였다.

    교수가 그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했던지, 2학년 때 그를 입양했다.

    그 집은 수학자들에게 일종의 성전, 사람들이 모이곤 한다.

    한편, 조카딸 벨도 스포츠를 즐겨, 리버사이드 양궁클럽Riverside Archery Club을 만들었다.

    그래서 위층은 항상 과학자들로, 또 아래층은 洋弓人들로 붐비고, 나도 그곳에 몇 번 참석한 적이 있다.

 

밴스가 묻습니다.

   “로빈은?”

   “그는 조카딸 쪽 일원이다.

    나이는 40세, ‘늙은 젊은이’라고나 할까? 기록 보유자다.”

   “맞아. 방금 양궁 인명사전에서 찾아보았지. 챔피언이었더군. 최근 몇 경기에서 스펄링Sperling이 계속 차점자였고.

    그런데, 자네가 말하듯, 그가 마지막으로 같이 있던 사람은 스펄링이라면,

    그 참새(독어 슈페를링Sperling = 영어 sparrow)는 어디 있지?”

   “히스의 부하들이 데리러 갔어.”

   “참새로빈화살로 죽였다?

    혹 어미 거위‘Mother Goose’ 동요 알아?

        Who killed Cock Robin?

        ‘I,’ said the sparrow,

       ‘With my bow and arrow.

        I killed Cock Robin.♪♪‘

 

그곳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밴스가 말합니다.

   “참새가 범인일까?

    아니지. 그렇게 간단할 리가 없지!

    마컴. 각오해. 이건 아주 고약한 사건일 수도 있어.

    화살이 심장을 뚫고 지나갔다고? 그건 절대 우연일 수가 없어!”

 

사건 현장 도착하자, 히스Heath 형사가 우리를 맞습니다.

시신이 있던 위치는 바로 건물 옆인데, 화려하게 채색된 화살이 좀 특이해보입니다.

문제는 활이 시신 옆에 있지 않고 치워져 있다는 것. 딜러드 교수가, 중요한 증거품일 것 같아, 가지고 들어왔답니다.

밴스는 화살이 정확히 심장을 관통한 모습을 보며, 이 사람은 ‘다른 방법’으로 죽었을지도 모르겠다고 합니다.

 

검시관과 지문감식반이 도착하고, 마컴 일행은 교수를 만나러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자기가 아는 것은 이미 전화상으로 다 이야기했다며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아침 10시 경에 로빈과 스펄링이 벨을 찾아왔는데,

    벨은 이미 테니스 코트로 나간 후라, 내가 이 둘을 맞아 응접실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30분 정도 지났을까? 난 방으로 돌아가 책을 읽다, 날이 하도 좋기에, 발코니에서 햇볕을 즐겼는데,

    한 5분 지났을까? 아래를 내려다보니, 로빈이 누워있는데, 화살이 심장으로 나와 있었다.

    급히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 보니, 그는 이미 죽어있었고, 그래서 자네한테 전화했던 것.

    당시 이 집엔 나와 집사 파인Pyne뿐이었다.

    요리사는 장을 보러 나갔고, 아네슨은 9시에 대학으로 갔다.

    내가 파인에게 스펄링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그는 어디에도 없었다.

    전화통화 후, 난 이 서재로 와 자네를 기다렸고, 

    벨은 경찰이 오기 바로 전에 도착했고,

    아네슨은 두 시가 지나서야 돌아올 것이다.

 

혹, 그 전에 다른 사람은 오지 않았었냐는 물음에,

    9시 반 경에, 뒷집 드러커Drukker가 아네슨을 만나러 왔었는데,

    아네슨은 이미 학교로 떠난 후라, 자기와 이야기를 나누다, 로빈과 스펄링이 오기 전에 돌아갔다고 합니다.

    드러커는 기하학 분야의 전문가로 아네슨과 자주 만난답니다.

혹, 로빈과 스펄링 사이의 대화를 들었냐고 묻자,

딜러드가 그건 프라이버시에 관한 문제라며 머뭇거리는데,

그때 벨이 방으로 들어오며, 망설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들려주라 합니다.

    스펄링과 로빈 둘 다 벨에 마음을 둔 라이벌인데, 둘이 서로 질투하는 언쟁을 벌였다고 하자,

벨이 그 말에 즉각 반발합니다.

    자기 앞에서 결혼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하였다면서, 그보다는 양궁 쪽에서의 라이벌 의식이 더 컸다고요.

 

혹시 로빈의 죽음에 뭐 짚이는 것이 없냐고 묻자,

   ‘콕 로빈’은 이 세상 누구와도 적이 될 사람이 아니랍니다.

   “콕Cock 로빈? 코크레인Cochrane 로빈이 아니고요?”

   “우린 그를 놀리러 일부러 그렇게 부르곤 했는데요.”

   “스펄링이 독어로 참새를 뜻하는 것은 아시죠?”

밴스의 그 코멘트에 벨이 갑자기 공포에 질린 모습을 보이기에,

밴스가 왜 그러느냐고 묻자, 며칠 전 아네슨이 바로 그런 농담을 했다고 합니다. ‘Who killed Cock Robin?’ 그 노래 가사로요.

그때 거구의 아네슨이 들어오면서 묻습니다.

   “밖에는 경찰차, 안에는 사람들, 이 무슨 난리지?”

벨이 로빈이 죽었다고 하는데도 그는 놀라는 기색도 없고, 화살에 맞았다고 하자 당연한 것 아니냐 합니다.

 

검시관이 떠난다는 전갈이 와 마컴과 밴스가 그리로 갑니다. 

화살에서는 어떤 지문이 나오지 않았고, 활에도 딜러드 교수의 손가락 자국 외에는 깨끗하답니다.

검시관이 피살자가 화살에 맞고 쓰러지며 이마에 멍이 생겼다고 하자, 밴스가 혹시 그 멍이 아주 심하지는 않느냐고 묻습니다.

 

집사 파인Pyne과 요리사 비들Beedle에 대한 심문.

파인은 60세 정도에 비들은 그의 딸 40세 정도인데, 유전적인지, 두 사람 다 신체 불균형이 두드러집니다.

이들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인상인데 아무리 다그쳐도 소득이 없습니다.

밴스는, 이들뿐 아니라 교수도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고 합니다.

 

아네슨이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방에 불쑥 들어와,

수사에 무슨 진척이 있느냐고 물으며, 자료만 주면 자기가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합니다.

수학적 방법으로 그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히스가, 낯선 사람 하나를 데리고 들어옵니다.

그가 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자기가 혹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묻는다면서요.

이곳은 외진 곳으로 이웃이라곤 뒷집 하나 또 길 건너편 한 집뿐인데,

드러커는 뒷집, 이 사람은 건너편의 파디Pardee입니다.

로빈이 죽었다는 말에 그가 놀라며, 벨이 안 됐다고 합니다.

그는 하루 종일 창가에 앉아 이쪽을 살펴보곤 하는 모양입니다.

사람들의 이곳 출입 시간에 대한 그의 진술이 이미 파악된 것과 일치합니다.

그가 교수를 만나러 2층으로 올라간 후, 아네슨이 비꼬는 투로 말합니다.

막대한 유산을 받은 것이 그의 '죄‘로, 체스나 연구하는 폐인이라고요.

밴스가 놀라 파디 갬빗Pardee Gambit을 개발한 그 사람이냐 하니, 그렇답니다.

 

히스가 우체통에서 발견했다는 편지를 가져옵니다.

그 속에 쓰여 있는 것은 ‘Who killed Cock Robin?’의 동요 가사.

그런데, 발신인에 대한 정보는 없고, 단지 ‘비숍Bishop’으로 서명되어 있을 뿐입니다.

아네슨과 히스가 이건 장난이라고 하자, 밴스는 이것이 경찰 도착 이전에 편지통에 넣어졌으니 중요하다고 합니다.

언론은 이제 이 사건을 ‘비숍 살인사건The Bishop Murder Case’으로 부릅니다.

 

일행이 드러커를 만나러 뒷집으로 가려하자, 아네슨이 주의를 줍니다.

메이 부인Lady Mae이 까다로우니, 벨과 같이 가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요.

밴스가 벨과 함께 가는 길에 그게 무슨 말인가 묻자, 벨이 그 집안에 대해 설명합니다.

    메이 부인은 한 때 비엔나에서 프리마 돈나였다.

    어느 날 젖먹이 아들 에이돌프Adolph가 창틀에서 떨어졌는데,

    부인은 자기 잘못으로 아이가 꼽추가 되었다며, 이 아이 돌보는 데에만 온 삶을 바치고 있다.

    그녀는 하루 종일 창가에 앉아 우리 쪽을 내려다보곤 하는데, 정상적인 사람들에 대한 이 부인의 증오는 놀라울 정도다.

    지난주에 스펄링과 함께 그 집에 갔었는데, “당신은 왜 불구가 되지 않았지?” 하고 그녀가 물을 정도였으니.

    삼촌 말에 의하면 에이돌프는 수학천재다.

 

부인은 오늘은 창문가에 서있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아들이 들어와, 아까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지 않았느냐 하는데도,

그녀는 자기가 소리 낸 자체를 부인하며, 아무 것도 못 보았다는 말만 되풀이합니다.

아들이 어머니를 떠나 자기는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따라옵니다.

    소리 지른 것은 분명하다. 그때가 11시 반 경이었다.

부인이 사건발생 현장을 목격한 것은 분명한데, 이 아들에게서도 추가의 정보는 없습니다.

흥분하기 잘하는 이 드러커 역시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 듯 보입니다.

 

밴스가 갑자기 생각난 듯 집안 바닥을 조사해보라 합니다. 분명 핏자국이 있을 것이라고요.

히스가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옵니다. 있기는 있는데, 누군가 이미 걸레로 깨끗이 닦아냈답니다.

 

히스의 부하들에 끌려온 스펄링, 한동안 완강히 부인하던 그가 자백합니다. 자기가 죽였다고요.

이 갑작스런 싱거운 자백에 히스가 허탈해 하는데, 밴스가 놀립니다.

   “에케 호모! Ecce homo! 이 사람을 보라!”

      (요한복음 19장 5절. 빌라도가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를 가리키며∙∙∙∙∙∙∙)

마컴이 딜러드 교수에게 스펄링이 자백했다고 보고하자, 옆에 있던 벨이 놀랍니다.

그 사람은 절대 그럴 위인이 못 된다고요.

밴스가 옆에서 거듭니다.

범인이 쓴 활이 여성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런 모양이라고요.

 

밴스가, 혹 타자기가 있냐고 물어보니, 교수는 은퇴하면서 없애버렸다고 합니다.

아네슨이, 드러커와 파디에게 있는데, 자기가 그 타자기로 친 글자들 샘플을 구해보겠다고 합니다.

 

사건 발생 아흐레째, 이제 모든 것이 잠잠해졌습니다.

그 사이에 나온 것은 검시결과뿐, 역시 밴스의 예상대로입니다.

범인은 둔기로 머리를 맞아 사망했고, 시체가 밖으로 끌려나온 후, 심장에 활을 맞은 것입니다.

 

히스가 밴스에게 하소연합니다.

    도대체 뭘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

    이런 판에 또 살인사건이 일어났으니∙∙∙∙∙∙.

무슨 사건이냐 물으니, 오늘 아침에, 존 스프릭이 죽었답니다.

밴스가 그 이름을 듣고 놀랍니다.

   “John Sprig?”

   “혹 머리에 총을 맞았나요?”

   “네. 어떻게 아셨죠?”

아연실색하는 밴스, 또 ‘Mother Goose' 그 노래 가사입니다!

   "'There was a little man,

    And he had a little gun,

    And his bullets were made of lead, lead, lead;

    He shot Johnny Sprig

    Through the middle of his wig,

    And knocked it right off of his head, head, head.∙∙∙∙∙∙∙

 

마컴이 담당형사 피츠Pitts를 불러 현장 개요를 보고받습니다.

밴스가 물으니, 이 피해자 역시 하늘을 보며 누운 자세로 죽었답니다.

밴스의 생각으로는 로빈 때와 마찬가지 케이스입니다. 먼저 둔기로 치고, 그 다음에 총으로∙∙∙∙∙∙∙

 

피살자의 소지품에서 나온 쪽지,

밴스가 온갖 수학기호로 가득한 그 쪽지를 들여다보더니, 자기기 최근에 본 텐서라고 합니다.

    The Riemann-Christoffel tensor.

     (마냥 계속되는 이 부분∙∙∙∙∙∙∙, 작가의 유식병有識病, 역겨울 정도로 과장이 심합니다.)

 

메이부인이 방문 와서 교수와 벨과 함께 있습니다.

그녀가, 두 사건이 다 동요가사와 연관된 사실에 재미있어하다, 진지해지며 묻습니다. 악마의 장난 같지 않느냐고요.

교수가 말합니다. 어차피 이 세상은 악마의 세상이라고요.

두 여인이 드라이브를 나간 후,

마컴과 밴스가 교수를 따라가는데, 귀찮다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가 존 스프릭은 아네슨의 제자이고 ‘천재적’인 수학자라고 해, 공식을 보여주자, 스프릭이 이것을 가지고 있었냐고 놀랍니다.

로빈과 이 사건이 비숍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자, 자기는 그런 난센스를 믿지 않는답니다.

밴스가 말합니다. 이 텐서도 지난 번 쪽지와 같은 타자기로 찍은 것이라고요.

 

집사와 요리사를 다시 심문하지만, 특별한 내용은 없는데,

단지, 스프릭이 왔을 때 드러커와 파디도 있었다는 것, 그 정도.

또, 오늘 아침 8시 경, 교수와 드러커 부인이 함께 나란히 정원을 거닐었다는 것.

 

아네슨이 흥분해서 들어오며 무슨 일이냐 묻습니다.

학교에 형사들이 와 스프릭에 대해 물어 입장이 난처했었다고요.

스프릭이 죽었다고 하자, 그도 마찬가지로 그 동요를 부르며 농담합니다.

텐서 종이를 보여주자, 자기가 그 공식을 주었답니다.

밴스가 말합니다. 중요한 점은 이 식을 연필로 쓰지 않고 타자로 찍었다는 것.

혹, 이 집 안에 총이 있느냐고 물으니 아네슨이 없다고 하는데, 벨이 들어오면서 고쳐줍니다. 우리 집에 총이 두 정이나 있지 않느냐고.

아네슨이 자기는 그것 오래 전에 버린 줄 알았다고 하자, 벨이 지하로 안내합니다.

서랍을 열어보니, 총 하나가 비어있습니다.

 

마컴의 사무실로 월드World紙의 키난Quinan 기자가 찾아옵니다.

그가 내미는 쪽지에 그 동요 가사와 비숍이란 사인이 들어있습니다.

 

마컴이 드러커의 가족의家族醫 바스테드Barstead를 찾아갑니다.

의사가 꼽추와 어릴 적 사고와는 상관없다고 아무리 누누이 설명해도, 그녀는 자기 잘못이라며 아들을 병적으로 감싸고 보호한답니다.

또 아들에게는 현실과 환상을 구별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곤 하고,

또 남들과 같은 어린 시절을 갖지 못했던 아쉬움 때문에, 지금도 어머니에게 동요를 듣고,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곤 한답니다.

 

그들이 드러커를 찾아가 텐서 종이를 내밀자, 이건 특허 사항이 아니니 누구나 다룰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스프릭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자, 얼마 전 아네슨과 스프릭이 그에 대해 토론했다고 합니다.

밴스가 그에게 혹 비숍을 아느냐고 묻자, 그가 히스테리 반응을 보입니다.

 

이어서 그의 어머니 방으로 가자, 그녀가 또 자기를 괴롭히러왔냐고 묻습니다.

오랜 심문 끝에 그녀가 공포에 떨며 털어놓는 사실,

    어제 자정 쯤 누가 조용히 문손잡이를 돌리려 애쓰고 있었다.

    소리를 지르자 그가 사라졌는데, 문을 열고 보니 이것이 놓여있었다.

그녀가 내미는 것은 체스 판에 놓는 까만 비숍입니다.

이 집의 가정부 멘첼Grete Menzel로부터 밝혀지는 사실,

    어제 살인사건이 났던 그 시간에 아들은 집에 없었음.

    벨도 벌써 몇 년째 이 집 열쇠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귀찮게 사람들이 오르내리게 할 필요 없이 부인의 방에 가기 위해서임.

그 집을 나오다 벨과 마주치는데, 그녀가 서랍을 열어보니 없어졌던 콜트 권총이 다시 나타났다고 합니다.

혹시 다른 사람이 그녀의 드러커네 집 열쇠는 썼는지 물으니, 자기는 그것을 항상 핸드백에 넣고 다녀, 그런 일은 없답니다.

 

교수를 찾아가, 어제 가족구성원들의 행방을 묻는데, 밴스는 한없이 체스에 대한 잡담을 늘어놓습니다.

그 방에서 나온 후 마컴이 불만을 표시하자, 밴스가, 그곳 체스 말에서 비숍이 빈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아네슨과 마주치는데 비꼬는 말투입니다. 이 수사과정에서 자기가 소외당하고 있다고요.

밴스가 비숍 이야기를 꺼내자, 그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어 파디를 찾아갑니다.

탠서에 대해 묻자, 자기는 수학 쪽이고, 물리 쪽엔 문외한이랍니다.

그 전날 그가 루빈슈타인과 벌인 체스 대회의 그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하다,

교수네 체스 판에 비숍이 비어있다는 말을 하자, 그의 얼굴이 창백해집니다.

 

감방에 갇혀있던 스펄링이 마컴에게 면담을 요청해옵니다.

그날 자기가 지하실 창으로 올려다보는데, 드러커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정자에 앉아있었다고 합니다.

마컴이 이제 모든 것이 명명백백 드러났으니 드러커를 당장 체포하자고 하는데, 밴스가 말립니다.

그렇게 명확한 증거들은, 큰 틀에서 볼 때, 오히려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고요.

마컴이 히스에게 다음 날 아홉 시에 드러커를 데려오라 합니다.

 

다음 날 히스의 보고,

드러커가 아침 7시에 발견되었는데, 어제 밤 10시 경 10m 높이 방벽에서 떨어졌답니다.

밴스가 또 경악합니다. 꼽추hump가 방벽에서 추락해?

   “Humpty Dumpty sat on a wall;

    Humpty Dumpty had a great fall

마컴이 정말 좀 신중하자고 하는데, 월드紙의 키난 기자가 들어와 내미는 쪽지,

거기 적혀있는 것은 밴스가 부르던 바로 그 ‘Mother Goose’ 가사에, 발신자는 비숍입니다.

언론은 ‘비숍 살인 사건’으로 도배되고, 뉴욕이 공포에 떱니다.

도대체 비숍, 이 사이코 살인마는 누구지?

 

드러커의 집을 감시하던 요원에게 물어보니,

그가 어젯밤에 나간 것을 봤지만, 들어오는 것은 못 봤는데,

그의 방에 10시에 불이 다시 들어와 밤새 켜있어서, 아무 일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수사팀이 만일의 경우를 대비, 의사 바스테드를 대동,

아들의 죽음을 알려주러 메이부인에게 가니, 방이 비어있고, 잠을 잔 흔적이 없습니다.

그녀는 드러커의 방에서 죽어 있습니다.

하녀 멘첼의 말,

    어젯밤, 드러커의 방에서 험피덤피 그 노래도 들렸고,

    어떤 낮은 목소리와 그녀의 웃음소리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왜 범인이 ‘미련하게’ 다시 그 집으로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것은 로빈의 죽음 당시의 목격자인 그녀의 입을 봉쇄하기 위함이었음이라는 설명.

 

파디에게 듣는 이야기,

사건 발생 시점 바로 전에 드러커와 교수를 그 방벽 근처에서 봤다고 합니다.

 

수사팀이 아네슨을 찾는데, 그는 이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도 실없는 농담을 계속합니다.

밴스는 마컴의 불만을 아랑곳 않고, 그와 체스 이야기만 계속합니다.

나중에 그가 들려주는 사실, 수학자들의 심리학적 게임에서는∙∙∙∙∙∙∙

    (또 밴스, 즉 떠버리 작가의 유식병, 수많은 수학자 천문학자 철학자들의 이름이 나오며∙∙∙∙∙∙∙)

파디와 루빈슈타인의 체스를 검토한 결과,

파디가 객관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이유로 자정 근처에 45분간 필요 없는 시간을 쓰며 자리를 비웠음.

 

마컴이 그 사실에 분노해, 그날 파디의 알리바이를 철저하게 체크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조차 필요 없게 됩니다.

파디의 자살 소식.

딜러드 교수의 집 지하 양궁도구 실로 달려가는 수사팀.

파디가 엎어져 있고, 주위에 피가 흥건한데, 테이블 위에 카드로 집을 쌓아놓았습니다.

아네슨이 화를 냅니다.

    "왜 하필이면 남의 집에 와서∙∙∙∙∙∙∙"

그런데, 옆에 놓인 체스 판의 말들을 보니 루빈슈타인과의 게임, 아마 파디가 그 패배에 고뇌하며 카드 집을 쌓은 모양입니다.

검시관 도착해, 면밀히 살펴보더니, 자살임이 분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밴스의 생각에는, 이 카드 집은 그가 죽은 후에 세워진 것입니다.

총격, 그의 쓰러짐, 카드 집이 그런 충격을 견딜 수 있었겠냐고요.

 

8일 후, 드러커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이제 사건은 종결된 분위기인데, 밴스는 그저 멍하기만 합니다.

 

마크가 아네슨과 함께 입센의 ‘유령Ghost’ 관람합니다.

비록 어렸을 적 고향을 떠났지만, 아네스는 노르웨이에 대해 열정적입니다.

 

어느 날, 마크에게 걸려온 딜러드 교수로부터의 전화,

아네슨이 입센의 ‘왕위를 노리는 자들The Pretenders’을 보러갔는데,

그가 없을 때 우리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하지만, 그 집으로 달려가 보지만,

자기는 어쩐지 사건이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이고, 그래서 자신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그런 막연한 이야기뿐입니다.

 

마컴이 ‘별 특별한 내용’도 없는데 대해 허전해 하는데, 밴스가 그에게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그가 꺼내드는 ‘The Pretenders’ 극본, 거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Nicholas Arnesson, 오슬로의 Bishop.

교수가 암시한 것은 바로 이것, 아네슨이 비숍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밴스가 마컴의 사무실로 가니, 방문객이 있습니다.

밴스가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물어보니, 매들린Madeleine이란 다섯 살 소녀가 유괴되었답니다.

소녀가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어떤 이가 와 소녀에게 말을 걸었고, 얼마 후에 보니 소녀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검사와 유괴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냐고 물으니, 모팻과는 친분관계, 자기 딸을 찾아달라고 하는 것이랍니다.

    모팟Moffat? 머핏Muffet?

밴스가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마컴과 밴스 히스가 교수 집에 도착하니,

아네슨은 학교에, 교수는 모임에 갔답니다.

밴스는 그럼 오히려 잘 됐다며, 집을 수색하자고 합니다.

마컴이 그건 법에 어긋난다고 하자,

지금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한가하게 법 타령이냐며 방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나오는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이제 다락방 차례입니다.

집사 파인에게 열쇠를 달라고 하니, 이곳은 오랫동안 비어있었고, 열쇠도 없다고 합니다.

밴스가 몸으로 문에 부딪치며 열라고 하자, 마컴이 말리고,

밴스는 자기는 평생 감옥에 있을 각오로 이런다며, 히스에게 도와달라고 하고, 히스가 몸을 부딪쳐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먼지가 쌓여있는 방, 구석에 타자기가 놓여있습니다.

거기에 꽂혀있는 치다만 쪽지,

    Little Miss Muffet

    Sat on a tuffet.

‘Mother Goose’ 의 가사입니다.

마컴이 이제 아네슨 체포하는 일만 남았다고 하자,

밴슨은 지금 그런 것 따질 때가 아니고 소녀가 더 급하다며, 드러커의 집으로 달려갑니다.

가장 구석진 방, 거기에 소녀가 갇혀있습니다. 드러커 장례식 때 꽃을 들고 왔던 그 소녀입니다.

밴스가, 다들 교수의 집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라 하고, 실신해 있는 그 소녀를 안고 의사에게 달려갑니다.

 

교수의 집에 도착,

입센의 ‘The Pretenders’에서 ‘Bishop’을 찾았다고 하니, 그가 안도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아네슨이 학교에서 돌아옵니다.

그 사이 사건전개를 되짚어가며, 여기서 타자기가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도, 그의 농담조 어투에는 전혀 변함이 없습니다.

다락방에서 발견된 극약에 대해 물어도, 자기는 화학자가 아니라 합니다.

하지만, 납치사건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심각해집니다.

 

교수가 그 사이에 포도주를 따라놓는데, 아네슨이 왜 자기에게는 잔이 없냐고 하자,

교수는, 네가 낮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 말하며, 한 잔을 더 만들어 옵니다.

밴스가 포도주 잔을 치켜들자, 모두들 자기 잔을 들어 올리는데,

갑자기 쿵하고 쓰러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밴스가 아네슨에게 사과합니다.

당신을 그렇게 범인으로 몰아붙인 것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고요.

아네슨이 대답합니다. 난 이미 당신의 눈빛을 보고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요.

 

밴스가 설명합니다.

딜러드 교수와 아네슨이 공동 집필을 하고 있었다.

딜러드는 자기가 자꾸 노쇠해지는 것을, 또 아네슨과 드러커가 공룡으로 자란 것을 느꼈다.

거기에 조카 딸 벨이 아네슨에게 집착하는데 질투를 느꼈고,

어느 날 아네슨이 ‘로빈’과 ‘참새’ 노래를 하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Mother Goose’의 가사에 맞춰 범행할 계획을 세웠던 것.

소녀가 그 방에서 질식한 후에, 마지막 가사 그 쪽지를 넘길 생각이었다.

 

 

http://gutenberg.net.au/ebooks02/0200241.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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