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물봉선 -봉선화과-

뚝틀이 2009. 1. 2. 09:31
물 흐르는 계곡 어디에나 흩어져 피는 물봉선


꼭 깊은 산이라야 하나. 우리 마을 계곡에도 이 분홍색이랄까 자주색이랄까 물봉선이 지천.
꼬리를 꼬불꼬불 말아 그 끝에 꿀을 숨겨놓고서, 그것을 탐내 찾아오는 손님들로부터 철저한 꽃가루 서비스를 받아내고 있지만,
 
함백산에서 내려오다 만난 이 노란 녀석은 세상 뭐 그렇게 남들 고생시키며 살 필요까지 있겠냐면서 꼬리를 약간만 내리고 있다.
 
흐르는 물에서 올라온 습기를 즐긴다 하여 물봉선이지만, 그래도 소백산 새벽이슬이 세상 그 무엇보다 좋단다.
 
마지막 힘을 짜내며 쨍쨍 내려 쬐는 여름 햇살에 얼마나 좋으냐 여유있는 분홍빛 노래를 부른다.


활짝 핀 꽃이라면 다들 아랫 턱 축 늘어뜨리고 있는데도, 유독 이 흰 녀석이 더 힘 없고 불쌍해 보이는 것은 혹 선입관 때문?


희건, 노랗건, 또 분홍빛 자주색 그 어느 것이건, 물봉선에서 깊은 운치가 느껴짐은 몸통에 또 꼬리에 뿌려진 점 점 때문이리라.
 
하지만 잠깐.
어쩌다 보니 이들이 그런 색깔을 갖게 된 것도 아니고, 또 어쩌다 보니 그 큰 점 작은 점들이 그렇게 적당히 뿌려져 있는 것도 아니다.
마치 인간들도 어느 민족이냐에 따라 그 생김 구석구석의 모양이 다르듯이, 이 물봉선들 역시 그렇게 다른 모양이다.

'야생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위틈 쑥부쟁이들  (0) 2009.01.02
엉겅퀴 -국화과-  (0) 2009.01.02
우산나물  (0) 2009.01.02
삽주  (0) 2009.01.02
금계국  (0) 200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