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가을이었지. 이 솔숲에 집 지을 때 널 데리고 온 때가. 같은 배 다 팔리고 난 후 남은 너를 봉지에 싸들고 온 때가. 네 우직한 생김새에 사람들은 널 풍산개라고 하곤 했어, 산책 때 뚝디가 요리조리 요령 피울 때, 그때도 넌 묵묵히 내 뒤만 따르곤 했어, 처음에는 덩치도 작은 뚝디가 전입 순 권리로 네 요구르트를 뺏어가 즐길 때도 꼼짝 못하곤 하더니, 어느 때부턴가 완전히 딴 모습으로 변했지. 난폭, 그 자체. 네게 완전히 제압당해 비명을 내지르곤 하던 뚝디. 다음 해 새로 온 재롱둥이 뚝틀이, 이 녀석도 그저 네 밥이었지. 너희들 싸움 말리려다 엄마는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갔었고. 네가 해치운 그 수많은 닭, 목줄이 풀렸다 하면 나서곤 한 이장 집 토종닭 사냥, 몇 차례에 합 스물여섯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