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chnis cognata, 浅裂剪秋罗
깊은 산속 조그만 암자에 어린 동자승과 스님이 살았습니다.
날씨가 추워지자, 어느날, 겨울준비를 위해 스님은 동자승을
홀로 암자에 남겨두고, 산아래 마을로 탁발을 떠났습니다.
그날 따라 많은 눈이 내려 스님은 그만 발이 묶였지요.
눈이 녹아 길이 뚫릴 때까지 며칠을 마을에서 묵어야 했습니다.
며칠 후 눈이 녹아 스님이 다시 암자로 돌아왔을 때,
추위와 배고픔으로 지친 어린 동자승은, 마을쪽을 향해
앉아 있는 채로 죽어 있었습니다.
스님은 양지바른곳에 무덤을 만들고, 동자승을 묻어 주었는데,
이듬해 봄이 되어 무덤가에 갖가지 풀들이 돋아나 자라더니,
초여름이 되자, 풀속에서 붉은 꽃 몇 송이가 마을쪽을 바라보고 피어났다고 합니다.
그 꽃을 스님과 마을사람들은 " 동자꽃" 이라고 불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