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또 길을 잘못들었네.

뚝틀이 2018. 1. 7. 02:03

끝없는 노이로제. 매번 고속도로 출구에서 헷갈려 엉뚱한 일을 겪다가, 오늘은 반대로 고속도로 입구를 지나쳐,

지나칠 수밖에 없는 것이 새롭게 개통된 길이 워낙 시원하게 뚤려 톨게이트 방향으로 차를 돌리는 것을 놓쳐,

엉뚱한 국도에 들어서고, 그 후 내비게이션도 무용지물, 고속도로를 한 번도 거치지 않고 집까지.

운전 거리를 보니 크게 돌지는 않았는데 운전시간은 갈 때 비해 한 시간 이상 더 걸려.

시간이 중요한 것은 이 차의 털털거리는 소리 때문, 운전 자체보다 거기에 더 노이로제, 가끔은 미칠 것 같다.

거기에 더해 그 내내 기분이 더욱 언짢았던 일이 있었으니 중간에 SK에서 주유했는데, 그 다음에 정선생의 말이 기억났던 것.

보통은 리터에 얼마인지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지만, 오늘은 하도 높은 가격이라 휘발유 값이 많이 올랐구나 했는데,

다시 출발 후  다른 주유소에 걸린 가격판을 보고 나서야 지난 번  국도변에서도 그랬던  기억이 났던 것.

정선생 말 그대로 SK는 원래 다른 곳보다 훨씬 비싸다는 사실.

그래서 그랬나? '채워주세요' 했더니, 정말 풀 탱크냐 그 사람이 두 번씩이나 확인했었다. 

하도 기분이 더러워 집에 도착하자마자 검색을 했더니, 실제로 SK는 경쟁사에 비해 높게 가격을 정해놓는다고.

두 가지 면. 하나는 눈앞에 보이는 '현상'에 원래 생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한다는 것,

또 하나는 남의 충고를 '가볍게 흘려 듣고, 나름 확인 없이, '자기 세계'에 안주하는 것.

오늘은 내 어렸을 적, 당시 독일어 교본의 성경이라 불렸던 그 책의 저자 그 분의 병실도 방문.

의식은 있지만, 무슨 반응은 보이지만, 내 선입관일까, 간병인의 권유에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는 대화. 

현상이다. 현상일 뿐이다. 모든..... 남 생각해 무엇하랴.

겨울마다 찾아오는 이 마비 증세. 더구나 오늘은 운전 중 계속 희미해지는 시야,

점점 약해지고 초라해지는 내 자신이 아무짝에 쓸모없는 이 존재가 증오에 가깝게 싫어지고,

이렇게 계속 삶을 이어가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회의만 짙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