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자꾸 무너져 내리고.....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제주도로 피난 온지 열흘째. 묵고 있던 펜션에 우리보다 먼저 예약한 손님에게 자리를 내 주어야 하기에, 뚝뚝이를 천목네 맡기고, 우리는 중문단지 호텔로 이동. 새해 첫날 그 펜션으로부터 전화다. 뚝뚝이가 거기에 와 있다고.
이 녀석 하도 말을 잘 듣기에 천목이 어제 괜찮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산보 좀 다녀오라 풀어주었단다. 그런데 이 녀석 저녁에 들어와 집 앞에 앉아 있었고, 목줄을 묶을까봐 자꾸 피해 다녀 그냥 내버려 두었단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 녀석 어디론가 다시 사라졌고.
천목네와 펜션 사이의 거리는 6km. 우리가 이동할 때는 이 녀석 항상 차의 뒤쪽에 앉아있고는 하였으니 자기 냄새를 어디 심어놓을 수도 없었을 텐데. 그 거리를 밤 새 찾아왔다는 이야기. 펜션 주위를 맴돌며 우리를 불러내려는 듯 짖고 있다가 펜션 사람들의 눈에 띄었고.
에고, 불쌍해라. 자기를 버리고 우리가 떠났다고 생각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