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엉겅퀴(종합)

뚝틀이 2010. 10. 23. 19:27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전원생활 처음 시작하며 제일 힘들었던 것이 집 주위의 잡초 뽑기. 그중에도 우선적으로 '징그럽게 지저분한' 엉겅퀴 제거.

그렇게 뽑고 또 뽑아도 눈에 띄지 않게 용케 살아남는 녀석들이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나의 눈을 끌었다.

바로 5월 19일에 찍은 이 사진.

아름다워서가 아니었다. 어쩌면 식물이 이렇게 괴물같을 꽃을 맺을 수가 있을까 그냥 기록으로 남겨두려는 마음에서였다.



그랬었다. 그냥 그랬었다.
그런데 한 석달 정도 지나서, 함백산의 하늘공원이라는 야생화 밭에 가게 되었다.
거기서 만난 것이 바로 산비장이. 신비하도록 아름다운 그 어지러움을 그냥 사진에 담았을 뿐이다.
 
 
그런데....
옆 모습을 보니 어딘가 낯이 좀 익은 느낌이 든다.

 


 

내 그렇게도 우리 집에서 쫓아버리려 애썼던 엉겅퀴 아닌가.

헤어스타일에 홀딱했다 그 밑에 얼굴보고 놀란 격이라고나 할까?

근처에 있던 고려엉겅퀴를 만났다. 엉겅퀴에 고려라. 헤어스타일을 보면서 의아해 한다.


그렇게 잊고 지냈다.
그러다 금수산 봉우리에 올랐다. 사람들 왕래가 잦은 신선봉이 아니라, 이름 없는, 그렇지만 아주 높은 봉우리에.
거기에서 신비스러운 존재를 만난다.


이것이 무엇이냐 궁금해진다. 조금 더 올라가니 막 꽃피는 녀석이 있다.
바로 삽주라는 녀석.


어허. 세상에 이럴 수가.
다음 날 부랴부랴 마을 앞 밭 사이를 찾아본다. 봄에 내 뽑아버린 그 엉겅퀴 친구들이 어디 혹시 있지 않을까.
있다. 있어.


이렇게 반가울 수가. 반가워?
머리 밑으로 또 그 밑 몸체로 눈이 간다. 지느러미 엉겅퀴
 

지난 봄 그 지긋지긋하던 기억이 다시 살아난다.
소백산 그늘진 곳에서 가볍게 미소 지으며 나를 맞아주던 정영엉겅퀴.


최소한 줄기 모양이 이 정도는 되어야 점잖다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08/08/29

사람을 부분만 사랑할 수 없듯이, 꽃 사랑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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