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프레지던트

뚝틀이 2011. 2. 17. 15:03

TV라면 뉴스도 틀지 않는 내가, 최수종 하희라라면 이름만 들어도 식상해하던 내가, 수목 연속극 프레지던트에 푹 빠졌다.

어제도 보았고, 오늘도 물론 볼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우연히, 녹화된 한 장면을 보고나서부터다.

일자리 고민에 사회시스템을 성토하는 학생들에게 그거 사실 당신들 책임 아니냐 답했다, 엄청난 반발과 사과를 요구를 받게 되자,

그가 답한다. 대통령은 '국민'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투표하는 국민'이 만드는 것이라고. 옳거니. 이 작가엔 뭔가가 있다.

 

농민들과 같이한 자리에서 이야기한다. 우리 농촌이 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분노하는 그들이게 이야기한다. 스스로 살 길을 찾아보자고.

옳거니, 완전 내 스타일이다. 정면충돌. 약자에게 우호적인 세상, 그런 것은 어느 곳에도 없다. 스스로 부딪치며 길 찾기, 그것만이 살 길이다.

자신과 한 때 정적관계에 있었던 능구렁이 원로 정치인, 도저히 포섭될 것 같지 않은 그, 그에게 부딪친다. 초심은 어디 갔냐고.

말로 설득된다면 그건 드라마가 아니다. 그의 초선 때 공약을 들고 나와 마음을 흔들고, 그의 치밀한 계산의 허를 찔러 상대방을 굴복시킨다.

옳거니, 이것 역시 마음에 든다. 밀어붙이기, 그것은 드라마가 아니다. 감성에 호소하는 이 장면,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밉지는 않다.

 

전직 총리, 전직 검찰총장, 다 깨끗한 사람들. 권모술수 정치판에서 살아남기엔 너무나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성격설정 때문이 아니라,

비전도 없고 패기도 없다는 각본내용 때문이 아니라, 너무 굳은 표정들 그 때문에 비호감 쪽이다. 연기의 한계?  그래서, 정계은퇴로 하차?

이참에 연기력 떨어지는 몇몇 얼굴배우들, 특히 그 무슨 아들과 무슨 딸도 정리하면 좋으련만. 하긴, 그러면, 너무 늙은 배우들만 남게 되나?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슬슬 걱정이 된다. 본부장 역, 그의 얼굴이 날로 굳어져가며 코와 입이 옆으로 휘어간다. 과로에 따른 건강위험 신호?

구글링해보니 이름은 강신일, 나이는 51세. 검찰에 끌려가는 것으로 스토리 중심에서 벗어나, 촬영 스케줄 압박 벗어나니 다행. 건강 유의!

 

저격사건. 투또우에서 첫 방송 찾아내 보다, 이 장면에서 생각했었다. 자작극이겠지. 아니면 이야기가 너무 산만해지지 않겠나. 역시 그랬다.

막판 역전 불가능 상태에서, 현직 대통령의 손을 빌리지만, 약속 지키는 대신 뒤통수, 당연한 대통령의 보복, 불법 정치자금 수수폭로와 수사.

후보는 몰랐다지만, 진실을 이야기하면 비겁자요, 그냥 무너지면 패배자. 막다른 골목. 무슨 극적 타협이 이루어지면, 그 순간,  작가가 만들어 나가던 주인공 성격은 무너지고, 드라마는 실패작. 역시, 술수에는 술수. 한 단계 위, 더 멋진 술수. 손자병법 苦肉計의 헐리우드식 재탄생.

혹시, 미국 드라마 흉내? 구글 찾아보니 이 드라마 토대는 일본 무슨 만화작가의 '이글'이란다.

 

추리소설 읽듯 다음 스토리 계속 머리에 그리고 있는데, 마눌님에겐 별로인 모양이다. 어느 새 콜콜. 나도 다른 집들처럼 현빈 같이 봐?

'그날그날 - 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0) 2011.02.18
언제까지  (0) 2011.02.18
생선회, 땅콩  (0) 2011.02.15
경주 예약 취소  (0) 2011.02.14
서울 나들이  (0) 2011.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