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개솔숲 이야기

잡초정리

뚝틀이 2011. 5. 12. 20:27

이틀 비 온다는 예보에 미리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놓았는데, 오늘 도 또 비. 잡초 제거. 중요한 것과 급한 것 어느 것이 우선인가 그런 질문이 여기엔 무의미. 잡초 제거는 타이밍이다. 비 한 번 흠뻑 오고 나면 완전 잡초 세상. 그 번져나가는 잡초의 세력을 꺽을 방법이 없다. 

 

보기만 해도 끔찍한 이 모습들.

 

 

 

우선 마루 밑부분 조금 정리하고나니 벌써 어딘가 달라지는 느낌.

 

원래 사람들을 고용해 풀 작업을 하는게 제일 편하겠지만, 요즘은 농번기. 아니 그보다 더 희망 근로 사업 시기. 오늘도 사방에 노인들이 풀 뽑고 화단 정리하느라 바쁘다. 편하게 대충대충 시간 보내고도 적지 않은 보수를 받을 수 있으니, 요즘 농촌에선 막상 밭일 할 사람 구하기가 힘든 형편. 하물며 외지 사람 집 잡초 정리 따위야.

 

망설일 것 무에 있나. 팔 걷어붙이고....

중요한 것은 뿌리까지 뽑아내는 것. 바로 이 때문에 비 맞아가면서도 일을 해야하는 것. 잡초는 뿌리가 조금 남아도 거기에서 새 순이 나오는데, 어~ 내가 꺾였잖아 하고, 더 굵게 더 강하게 나오니, 어느 단계가 지나면 뿌리는 건드리지 못하고 할 수 없이 그저 낫으로 쳐내야하는 그런 불행한 지경에 이를 수도...

 

이렇게 되면 완전 실패. 민들레 이 녀석들은 워낙 적응력이 강해서, 좀 위험한 상황이다 싶으면 뿌리만 남기고 이렇게 톡 톡 부러져...

이젠 꽃삽으로 땅 깊이 파들어가며 뿌리를 파낼 수밖에...

 

적어도 이렇게는 되어야... 

 

일이라는 것. 힘들다 생각하면 힘든 것이고, 재미있다 생각하면 재미있는 것이고...

이렇게 뿌리를 깨끗하게 뽑아낼 때, 그 재미는 거의 게임 수준.

 

이틀 간 비 맞으며 해낸 다음 모습은 마치 치석을 제거한... 

 

 

앞으로 며칠 더, 땅이 완전히 마르기 전에, 작업을 서둘러야... 해 쨍쨍 나면 일하기도 힘들고 뿌리는 툭툭 끊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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