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느끼는 일.
어려움이라는 것은 축복, 바로 축복.
야생화 찾아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지만, 정작 내 집 내 마당에 핀 꽃은 볼 마음도 또 돌아볼 마음의 여유도 없었는데....
어느새 오스테오스퍼멈이 이렇게 예쁘게 피어있고.....
라벤더 향 또한 제주 허브동산에서의 두 달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오스테오스퍼멈이란 이름엔 정이 가지 않아도, 그 뒤의 독일붓꽃은 내 사진기 만지작거리게 했던 방아쇠를 당기게 했던 바로 그 꽃.
디모르포세카. 꽃이 아무리 예뻐도 꼭 서양인들이 우리집 앞마당에 자리잡은 느낌.
이야기는 즐겁게 나눠도, 어쩐지 동질감을 발견하기 힘들어 거리감이 좁혀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앞의 키 작은 녀석이 꽃미나리아재비를 개량했다는 라넌큘러스. 역시 아직 우리말 이름은 없는 모양.
버베나. 어딘가 제비동자꽃을 연상시키는 꽃 색상이....
조금 걸음을 옮기니 군데군데 붓꽃이...
이젠 영산홍도 한창 시절 뒤로하고....
'가꾸지 않은 덕'에 뽀리뱅이랑도 어울리고..
'가꾸지 못한' 곳에선 이렇게 주인행세까지...
다음에 비 오면 여기부터 정리해야...
그래도, 가끔, 이런 반가운 일이. 가꾸지 못한 덕에 더덕이 넝쿨채로...
포도넝쿨이 파고라 덮기 기다리다 지쳐서 재작년에 심어놓은 다래는 이제...
아프다는 것. 어디를 갈 수 없다는 것. 그것은 또 하나의 행운. 행복을 맛보게하는 또 하나의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