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Greg Mortenson의 'Tree Cups of Tea'를 읽는 중. 아프가니스탄 전쟁 중 이야기를 읽으며 아찔한 느낌이다. 사실 내가 학교에 들어갔던 때도 아직 우리나라는 전쟁 중이었고, 만 명이 넘어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3부제 학교에서, 가건물 속에서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거적위에 빼곡히 앉아, 하루 몇 시간 씩만 배움의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피난민촌 빈민가의 어린이. 공부라는 것을 왜 해야 하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런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은 적도 없었고, 그저 해 진 후, 캄캄한 밤이 될 때까지도 그냥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에 바빴으니. 내 속에 숨겨두었던 가장 부끄러운 이야기. 입학시험에 '합격'한다는 것의 그 '합격'이란 단어를 난 만화에서나 보는 '장원급제' 그런 것으로 알았었으니. 실패를 맛본 후 '굴러들어간' 중학교에서도 학교 빼먹고 놀러다니기에 바빠, 중2때에는 바닥에서 2등. 나보다 못한 그 아이의 그 꼴등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그런 자리였고. 그때 겨우 ‘자존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책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지만, 그래도 나에게 제일 중요했던 것은 노래하고 노는 것. 본격적으로 공부라는 것을 하게 된 것은 내가 다니는 학교가 '부끄러움'의 대상이라는 것, '사람' 이전에 교복과 교모에 붙은 뱃지가 '천형'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내 어디 가도 교회에서 조차도 고개를 제대로 들을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 고2때부터. 그때부터 그 자랑스러운 밴드부도 그만 두고 내 자신을 채찍질 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내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고....... 지금은 오히려 '무용담'처럼 돌이켜 생각하게 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