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전국시대

뚝틀이 2012. 10. 22. 17:40

오전에만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하늘도 기상청 말을 우습게 여기는지 오늘은 하루 종일 비다. 그것도 적지 않은 양. 책.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책읽기지만 어쩌랴. 지금 손에 잡고 있는 책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이야기. 바둑 시작할 때 배우기 시작했고 일단 시작한 김에 한동안 열정을 쏟았던 언어지만, 그 효용성은 단지 책과 자료 읽기 거기에 국한 되었을 뿐, 그 나라에 가서도 그 나라 사람 만나서도 일본말은 절대 입에 담지 않았었고, 또 툭하면 일본에선 어쩌고 하는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 또한 워낙 커 난 그런 사람에 속하지 않으려 일본에 대한 지식수준을 아주 필요한 최소의 수준에 머물게 하려 노력했었다. 이제 나이가 들어서일까 그래도 한 번 쯤은 하는 마음에 손에 든 것이 바로 이 책. 물론 일본어가 아닌 번역판이다. 영어 독어 중국어 또 일어 그 어느 쪽도 마찬가지, 원어에 살아있는 생생한 맛 그런 것은 느낄 수 없지만, 그래도 하나 큰 번역본 읽기의 큰 이점은 사전을 찾을 필요 없이 그냥 페이지가 쭉쭉 넘어간다는 그 속도감이다. 우리 역사에는 임진왜란 일어나기 바로 전 그 시대의 역사. 우리나라로 치자면 전라도 경상도가 아니라 대구 부산 광주 전주 다 조각조각 지방국가로 갈라져 죽기 살기 전쟁을 벌이던 그 시대. 이제까지 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던 중국역사의 그 스케일 그런 것은 없는 그저 아기자기 그런 차원이다. 하자만 동시에 이야기를 읽는 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생각, 세상물정 모르고 편히 앉아있다 7년 동안이나 무참하게 짓밟히던 우리 강산과 선조들의 모습. 마치 죽기 살기 경쟁하는 태릉선수촌의 존재자체도 모른 채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다가 거기 출신 선수에게 무참히 깨지는 그런 어떤 불쌍한 시골 아이 같았던 그 모습. 생각은 점점 더 번져간다. 그때는 군사력 시대 지금은 경제력 시대라 할 때, 우리의 경제가 정말 제대로 된 모습일까. 삼성과 현대가 잘 나간다고 그 삼성과 현대를 싸고도는 세력이 이야기하듯 정말 우리나라가 잘 나가고 있는 것일까. 가진 자들 그 탐욕의 역할이 지금 우리 젊은이들이 펼칠 수 있는 무한경쟁 전국시대의 그 실력키우기 가능성을 그 싹부터 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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