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열 번 찔러도 안 들어가는 바늘도

뚝틀이 2013. 6. 25. 20:15

있네.

 

보름 전부터 온몸 제대로 동작하는 곳 없고, 집안에서 걷는 것도 힘들어하다, 며칠 전부터는 아예 양 팔을 다 못 쓰게 된 상태. 

어제는 양 팔꿈치 다 완전히....  물 컵조차 들어 올릴 수 없고, 전화기를 손에 드는 것조차...  

아플 때 혼자라는 것은....

 

할 수 없이, 친구에게 전화로

증세를 말하고, 처방전을 팩스로 집 근처 약국으로 보내달라고. 약은 내 퀵서비스로 받겠다고...

하지만 약국에 전화해보니 그 처방전의 약이 지금은 없다고, 받아오려면 시간이 걸려... 오케이. 전화로 연락주기로.

오늘, 아무리 기다려도 약국으로부터의 전화는 없고... 오후,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상태.

 

문자 그대로 ‘기어가다시피’ 근처 의원으로.

멀리는 갈 수 없고, 할 수 없이 급한 대로 내과라도 가서.... 

   

오랜 세월 끼마다 라면으로 끼니 때운 내 몰골을 본 의사의 첫 마디, 약도 약이지만 기력회복이 우선. 링거를 맞아야....

 

바늘을 꽂으려는데, 양 팔이 얼마나 퉁퉁 붇고 민감한 상태인지 주삿바늘을 ‘거부’하는 핏줄.

온 몸 꽂을 수 있는 핏줄 위치 다 찾아 시도해보지만, 무리해서라도 어떻게든 견뎌보리라 애써보지만, 전혀 어느 곳에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그 고통. 이런 일은 처음.

간호사는 거의 울 듯. 나도 죽을 맛.

온몸이 너무 긴장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의사의 말에, 좀 쉬었다 다시 하기로.

이번에도 안 되면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는 간호사. 말은 그렇게 해놓고도, 또... 또...      드디어!

 

자리에서 일어나니, 그 사이, 미안한 마음에서인지, 이 간호사, 이미, 처방약까지 다 받아 준비해놓고...

그런데, 이 간호사의 말, 약국에 내 ‘다른 약’이 또 있더라고.

약국에 갔더니 나에게 몇 번 연락을 했었다나. 할 수 없이 내 통화내역 보여주며...

어쨌든,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

나보다 중요한 존재가 꼭 뚝디만은 아닌 것이, 이 세상 그 어떤 과정도, 결과도, 결국 나 혼자만의......

 

집에 와 세어보니, 바늘 꽂았던 자리가....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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