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 있을 때, 어지러운 생각에 마음이 정돈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곤 한다. 작가는 말한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자신과 대화하며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되는 그런 발걸음이라고.
그렇다. 작가는 열 곳의 명소를 소개하며 그곳과 결부된 이야기꺼리를 풀어놓고 있지만, 그가 이 책을 쓴 본래의 의도는 열 개라는 지역을 제목으로 열 개의 챕터로 나누어놓고 과거 자신의 작품이나 메모에 들어있던 내용을 곁들여가며 자신의 깊은 사색을 통해 형성된 ‘세상모습과 삶의 의미 또 그에 대한 이해’의 글을 전하기 위한 그런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피상적인 제목으로 알리바이를 세워놓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털어놓는 제목 따로 내용 따로는 아니다. 그 지역에 대한 옛 이야기는 물론 현재의 모습까지 제법 깊이 있게 전해주고 있으니.
이 책에는 독특한 매력 포인트 또 하나가 있는데 바로 작가 자신이 씩은 사진들이다. 때로는 예술성이 물씬 풍기기도 해 그 사진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어떤 사진에는 간단한 설명이 붙어있기도 하고 어떤 때는 사진을 바탕으로 그 위에 글이 이어져 그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혼자일 때’라는 그 표현에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꼭 어떤 일이 풀리지 않는 그런 경우만은 아니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문뜩문뜩 이 세상에서 결국은 난 혼자라고 느껴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삶 아닌가. 사색으로의 여행. 주옥같은 문장으로 가득 찬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생각깊이에 감탄하게 되고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된다. 지금 이 시대에 이런 진솔한 작가가 펜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바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행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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