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뚝틀이 2009. 12. 6. 16:56

지난 11월 14일. 집사람 숨 넘어가는 비명소리에 달려가보니 쥐가 나왔다고.

 

그후 3일간에 걸쳐 그 방에 있는 '모든 것'을 치우며 샅샅이 뒤졌지만,

그 어느 곳에도 쥐들이 드나들 구멍을 발견할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 동원해도 쥐를 찾을 수 없어,

철물점 가서 끈끈이 들여놓고, 방문을 열 때마다 혹 다른 곳으로 옮겨갈까 신경을 써왔는데,

 

오늘 22일만에 드디어 그 쥐가 끈끈이에 걸렸네.

 

참 신기도 하지.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의 눈을 피하며 숨어있을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쥐똥같은 흔적을 남기지 않으며 조심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먹이도 없이 견딜 수 있었는지. 

  

그런데, 그럼 어떻게 들어왔냐고?

그 오랜 시간 동안 나가지 못했다는 것은 나갈 구멍이 없었다는 것이고, 그것은 동시에 들어올 구멍 역시 없었다는 뜻이니,

결국 들어온 것은 사람과 똑 같이 현관을 통해서라는 이야기.

 

쥐를 잡았다는 사실보다 마음이 더 후련해지도록 기쁜 것은

집사람 웃음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사실 시골생활에서 쥐가 나온다는 것, 그건 자연스런 '생활의 일부' 아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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