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제복을 입은 집단이 아니더라도.
어제 묵은 콘도. 하나 같이 키가 크고 꼭 인형같이 생긴 소녀/아가씨들의 집단이 눈에 띄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수많은 아가씨들. 발랄하게(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눈에 거슬리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는데, 한 잔씩 했는지 모두 얼굴에 홍조. 문을 닫으려는데 어디선가 또 한 무리가. 꾸역꾸역. 한 동안 시끄럽게 서로 밀쳐내고 밖에 나간 쪽에서 또 끌어내고 애교스런 싱갱이. 그런데 갑자기 밖에 서있게된 아가씨들 고개를 공손히 숙이며 무엇이라 합창하듯이 인사. 마치 요즘 백화점이나 이마트에 가면 고개숙이고 인사하듯이. 인형들의 인사. 재미있다기보다는 갑자기 섬뜩한 느낌. 로봇부대랄까 특수부대랄까 어쨌든 뇌가 없는 괴기인형들의 몸놀림과 기계소리처럼. 아마도 무슨 서비스 계통의 회사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온 모양. 엘리베이터가 떠나자 다시 발랄함(역시 역겹도록 시끄러움). 꼭 전설의 고향 아니면 괴기공포영화를 보았던, 잠자리까지 뒤숭숭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 이제 백화점 갈 때마다 이 느낌이 다시 살아날듯.
훈련병시절. 내무사열. 국군의장대. 머릿속을 쏙 빼버리고 동물적 반사작용만 남은 자들의 기계적 행동. 길거리에 어느 한 사람이 서서 그런다면 우스꽝스러울 것 같은 그런 행동이 하나의 집단을 이룬 곳에서 어떤 구성원이 그러면 상대방을 제압하는 공포심을 유발시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