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물까지 꽁꽁 얼어있고 획 뺨을 때리는 찬바람이 한겨울 같아, 오늘은 창밖을 보며 그저 책이나 읽기로.
하나는 얼마 전부터 읽고 있던 우주의 잭팟 또 다른 하나는 새로 도착한 중국인 저자들이 쓴 달러쇼크라는 책인데,
언제나 같은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도 이 정도 깊이 있는 책을 쓸 사람이 없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야생화 생각. 이제 나무에 잎이 달리고 그늘이 지기 시작하면 그때는 너무 늦어지기에 그 전에 꽃 피우고 벌 불러들여 수정작업 완료하려는 야생화들. 앞으로 한 달 정도? 그 다음은 장마 끝날 때까지 별 변화가 없는 상태가....
무료함을 달래려 야생화 사이트에 사진 등록이라는 것을 (생전)처음 해봤는데, 반응이 나쁘진 않네. 사실 난 질책을 원하는 마음이었는데...
참 내 취미 중 큰 축을 이루는 야생화 사진찍기랑 책읽기 이 둘 사이에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우선 그냥 생각나는 대로....)
- 둘 다 식물성이다.
- 책 찾을 때와 마찬가지로 야생화 찾아가려면 인터넷께나 뒤져야 한다.
-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한 세상 사는데 별 지장 없지만, 일단 한 번 빠지게 되면 그 중독성이 놀라울 정도다.
- 아직 치매증이 올 나이도 아닌데, 책 이름 꽃 이름 머릿속을 맴돌며 그 내용과 이름 매칭되지 않는 적이 심심치 않게 생긴다.
- 어쩐지 마음에 끌리는 책의 제목이 있듯이 어쩐지 마음에 끌리는 꽃 이름도 있지만 이름과 실체가 꼭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다.
- 마음에 드는 책 손에 잡고 읽을 때의 그 느낌 못지 않게 야생화 이 모습 저 모습 잡을 때의 그 행복감 역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 아는 만큼 보인다. 지난 해 또 그 전해에 찍고 찍었던 꽃인데 볼 때마다 또 다르다. 마치 책을 다시 읽을 때 아주 새로운 느낌이 들듯이.
- 편식성 독서습관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듯이, 무슨 특정 종류의 야생화만 목표로 찾아다니다보면 금방 싫증 나고 회의에 빠지게 된다.
- 좋은 책 나쁜 책 그런 것 없고 저자의 의도가 다를 뿐이듯, 예쁜 꽃 흉한 꽃 그 생김생김에 다 나름대로의 무슨 오묘한 뜻과 이유가 있다.
- 자기집 서재 장서가 자랑거리인 사람들이 있듯이, 자기 집에 무슨무슨 야생화도 키운다는 자랑으로 눈쌀을 찌프리게 하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