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懷疑

뚝틀이 2010. 4. 22. 06:47

모든 것에 회의가 든다. 더구나 야생화에. 산길을 걷다 눈에 띄는 예쁜 꽃을 신기해하며 감탄하면 그것으로 충분한데, 관심을 갖고 야생화 사이트를 보게 된 금년,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점점 짙어진다. 무엇이 불건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 사진 올리는 사람들의 불꽃 튀는 경쟁심리가 눈에 보이는 듯 해서. 직업세계든 취미세계든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가게 되는 것이 바로 인간본성인 듯. 직업세계에서도 경쟁의 관점은 멀리하고 본질 그 자체만을 추구하려 노력했고 또 사실 그렇게 살아왔다 자부하는 나 자신 아닌가. 더구나 야생화 있는 곳에 대한 '정보'란 것이 '편한 곳' 어디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대상이 있는가에 대한 것이니, 원래 내 이쪽 취미의 건전성으로 높이 샀던 산행과는 거리가 먼 것이고. 어쨌든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질과 아주 멀어져가는 그런 분위기에 젖어들게 되고 있다는 느낌이요 판단이라, 이제라도 제 길로 다시 들어서려면 그런 쪽 스위치를 끄는 것이 상책. '생전 처음' 정모라는 곳에 참여해보았던 그 야생화 카페는 꽃과는 전혀 상관없는 그런 분위기라 며칠 더 게시판을 통해 탐색하고 시도해보다 어제 탈퇴를 했고. 이제 사진기를 놓고 등반을 할 수 있을 때 제대로 된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축에 속하지 않을까. 지금 내꼴은 영락없이 꽃미남. 꽃에 미친 남자. 아름다움에 대한 환희라면 그 '미침'도 아름다움이지만, '꽃'이 개념상 일종의 '부'와 동등시되어간다면 선을 그을 때. 확실한 線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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