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방법 중에 가장 미련한 방법이 바로 경험으로 배우기 실패에서 배우기. 월드컵 신청서가 오자투성이라는 오늘의 신문 기사. 고유명사도 잘못 쓰고, 스펠링도 틀리고. 그래서 이번 월드컵 개최지 선정 미팅에서 우리나라가 탈락할 수도 있다고. ~~할 수도 있다고? 얼마나 그 염원이 크면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겠나. 내 생각엔 꼭 탈락했으면 좋겠다. "귀국의 신청서 작성에서 치밀함이 결여된 것처럼, 월드컵 행사진행에도 차질이 있을까 우려되는 바, ~~"라는 선정위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서. 요즘 유행은 무슨 행사에 경제유발효과가 얼마니 하는 숫자들 늘어놓은 것. 바로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번에 탈락해야 한다. 그저 대충 대충하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오는지 몸소 느껴야한다. 우리가 한 단계 더 위로 올라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그 엉성한 마무리습관. 이번에 탈락이라는 쓰라림의 원인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그로 인한 연쇄학습효과가 생길 수만 있다면, 또 바로 그 쓰라린 경험을 방탕으로 '우리나라의 품질'이 한 단계 올라갈 수만 있다면, 그 유발효과가 월드컵 또 한 번 개최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으니. 行百里者爲九十九里而半. 100리를 가려는 사람은 99리를 가서야 아 이제 반 왔구나하고 생각해야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운 속담이다. 이런 마음자세도 없이 월드컵 유치 어쩌고 하고 떠들어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