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걸린 온도계 0도 위에 놓였다. 얼마나 오랜만인가. 하긴, 이제 1월도 지났으니.....
계속되는 불면증에 밤새우기 몇 번. 잠드느라 뒤척거릴 것 없이 아예 그냥 잠에 떨어지길 기다리며 책을 읽곤 하니,
그러다 보니 새벽 아니 아침까지 그냥 책 읽게 되곤 하고.....
담배. 이젠 한 갑 갖고 이틀 갈 때도 있다.
그런데 오늘은 새 갑 뜯은 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거의 그냥 그대로 남아 있다. 몇 개비 뽑힌 자국만...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제 오늘 밀렸던 잠이 쏟아져, 그냥 자고 또 자고 그랬으니...
담배 끊는 법을 이제야 알겠다. 그냥 잠만 자면 된다는 것.
이제 아주 잠들면 담배 저절로 끊게 되겠지.
작심삼일 고치는 방법은 삼일마다 새로 결심하면 되는 것이라고 박근혜 썰렁한 농담했다던데....
반시간 동안이나 듣기 거북한 이야기 그렇게 쏟아내도 한 마디 반박 않고 그냥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던 그 사람. 그 인내심에 내가 놀랬었지.
그의 행적 뉴스에 오를 때마다, 그때 그 눈빛 그 표정이....
담배. 젊었을 때, 비교적 젊었을 때, 싼 값에 나도 골프 쳐볼까 생각하던 그때.
새벽 라운드 한 번 어떻겠냐는 목사님 따라, 짙은 안개 속 수북하게 쌓인 낙엽 속에서 공 열심히 찾으러 다니다 이제 끝났구나 하던 나에게,
또 한 라운드? 그러죠, 뭐. 이곳 골프장은 이래서 좋아요. 그래서 그 목사님 따라 또 한 바퀴...
조금만 걸음 늦추거나, 옆길로 새려고 하면, 어~이! 내 이름 다정하게 부르며 절대 혼자 떨어져나가지 못하게 날 묶어두던 그 목사,
해도 져가고, 다리도 후들후들, 그래도 이제 결국 끝났잖아, 드디어... 하며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도록 즐거운 마음에 차에 오르는데,
지금 집에서 저녁 해놓고 기다리고 있거든요. 식당 초대야 얼마든 거절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집으로의 초대를 어찌......
결국 캄캄한 밤이 되어서야, 날 풀어주며, 웃음 가득 얼굴로 속삭이듯 들려주던,
내 나이 정도 그 목사님의 말.
"어때요. 하루 담배 끊어 본 느낌이. 오늘 하루종일 혼났죠? 하지만, 사실, 담배 끊는 거 ,그거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
정말 미칠 것만 같았던 그 하루. 그 양반은 지금 무엇하고 있을까. 지금도 1.5세대 2세대 그 학생에게 인기 여전하실까?
담배 끊는 법 여러가지네, 하긴 내 하루에 세 번 끊었던 경력의 소유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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