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뚝틀이 2011. 3. 25. 18:36

어제 마눌님 연주회 마치고, 오랜만에 마마키키에서 처형 내외랑 분위기 살려 와인을.... 

오늘 새벽 해도 뜨기 전 이곳으로 내려오는데, 덕평 못 미처, 앞에 가던 유조차 갑자기 정말 미친듯이 좌우로 비틀비틀. 어제 밤 내린 눈이 만든 빙판길에서 정말 큰 사고 만날 뻔. 하지만 사실은 이 유조차 기사가 높은 운전석에서 '저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고를 목격하고 부리나케 브레이크를 밟느라 그리 비틀거리며 멈췄던 것. 30분도 훨씬 더 넘게 차 속에 갇혀있는 신세....  이 차 바로 앞의 차까지 연속 추돌로 뒤틀려져 있고..... 나중에 겨우 옆으로 빠져 나오며 보니, 그 훨씬 앞에 롯데마트 마크가 새겨진 큰 차가 길을 막고 있는 모습으로 옆으로 박혀있고 수 많은 차들이 이 방향 저 방향으로 뒤죽박죽이고 어떤 차는 아예 반대방향으로 삥 돌아있고. 차 찌그러진 모양들로 봐선 인명사고도.....  내 만일 평소처럼 이 유조차를 앞질렀었더라면? 사실 그럴 마음 굴뚝 같았었는데.....

 

이곳 산골엔 밤 사이 눈이 정말 많이 온 모양. 그래도 운이 좋았던 것이, 소야리 길로 접어서니 바로 앞에서 제설차가 작업 중. 그 차 뒤로 제법 편하게 고개 위까지 왔는데, 학현길로 넘어서니 이건 완전 빙판길. 한 1킬로미터 정도를 문자 그대로 최저속도로 살금살금 휴~!

짐을 내려놓자 마자 우선 눈치우기부터. 온도계는 아직 영하 깊숙이.

 

한숨 좀 돌리고 창밖을 내다보니 

 

 

 

 

날도 맑겠다, 눈과 어울린 꽃 사진 찍을까 산에 올라가봤지만,

산 깊숙한 '그곳'은 워낙 쌓인 눈이 깊어 꽃들이 완전히 묻혀서, 포기할 수밖에.

올라갈 때는 잘 못 느꼈지만, 내려올 때 이 바위길은 정말 위험 천만. 조심 조심. 온몸에 땀이 흠뻑.

 

너 사진 찍어줄까? 했더니 이 녀석 이렇게 풀썩.

하긴, 내 무슨 말을 해도, 이 녀석은 당연히 '앉아'로 생각할 수밖에.

이 표정.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싶은데, 참 못마땅하다 그거지.

이제 내가 카메라 배낭 메는 모습 보이는 그 순간부터 이 녀석 온갖 이상한 소리 질러대며 자기 데리고 가 달라고.....

인적 드문 산마을에 사는 '특혜'가 바로 이런 것.

 

이번엔 방향을 바꾸어, 저 밑 계곡으로 내려가 보았지만, 여기는 워낙 어두운 곳이고, 그 사이 구름까지 잔뜩 끼어서, 빛이 없는 사진이.... 

어차피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낮은 포복자세로 '눈높이' 맞추다보니, 그 질척질척 바닥에....

하긴 매번 오십보백보 이런 식이니, 내 옷차림 항상 꾀죄죄할 수밖에. 여기에다 장화차림이면 거의 나의 트레이드마크.

어제 연주회 왔던 그 사람들이 내 '도시인' 풍의 코디에 한 마디씩 하던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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