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별자리

안드로메다, 페르세우스, 페가수스

뚝틀이 2011. 9. 2. 13:02

 

 

별 사진 찍기의 또 하나의 즐거움. 넓은 밤 하늘 '전체'를 눈앞에 두고 '편안한' 마음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어느 별자리와 어느 별자리를 묶어 담을까 생각하며 카메라를 이 방향 저 방향으로 잡아보는 동안에 별 자리의 위치와 각도를 또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고, 또 사진에 선을 그려잇는 작업을 하다보면 또 다른 '이야기꺼리'가 떠오르고. 지금, 여기 이 사진에서도 케페우스와 카시오페이아의 딸 안드로메다를 페가수스 타고온 페르세우스가 구하는 그런 '큰 그림'이 지금까지의 내 이해 정도였지, 케페우스왕 옆에 기린이 있었는지 또 그에게 도마뱅이 기어올라가고 있었는지 그런 것도 몰랐고, 또 페가수스 그 화려한 말 옆에 웬 조랑말. 그 밑에 커다란 물고기가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지 그 물고기가 있던 물병 모양은 또 어찌 이렇게 재미있게 생겼는지..... 또 하나. 낭만이란 단어의 동의어는 고통. 무엇이 그냥 생각처럼 쉽게 얻어진다면 거기에 서 무슨 즐거움이나 애착이 느껴지겠나. 이 사진 얻기 위해서도,

 

이제나 저제나 내 원하는 별자리 언제 저기서 올라오나,

오늘도 또 구름때문에 사진은 그냥 접어둬야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가는 별판을, (정말이지 하늘은 우리 손목시계처럼 돌아가는 별판, 바늘이 아니라 북극성을 중심으로 바탕그림 전체가)

고개를 뒤로 꺽고 (정말이지 어떤 때는 전혀 느끼지 못하고 너무 오래 그 자세로 있다가...)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어느 새 원하는 별자리가 방해물에 가려지고.

 

그래서 또 다시 삼각대랑 도구함 들고 다른 위치로 이동을... 도구함? 밤 이슬이 렌즈에 응결되며.... 

 

이제 원하는 구도로 잡을 수 있겠구나 하는데 하필 그때 또 구름이....

 

이제, 서서히, 내가 원했던 낭만을 원망할 때가 되어가면, 재미있는 구름 모양이...

'주인님, 제가 도와드릴까요?' 

알라딘의 구름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