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만나게 되는 이 표현.
선조들은 무슨 뜻으로 이렇게 말하곤 했을까? 깊은 밤에 비추는 달?
낮에는 현관 문턱까지 햇빛이 들어왔다. 내 발이 놓인 그곳까지. 그것을 보며 이제 다시 낮이 짧아지기 시작하는구나 하고 느꼈었다.
깊은 산속. 내복을 입지 않으면 추위까지 느껴지는 이 밤.
현관 깊숙한 안쪽까지 달빛이 들어온다.
달이 아니고 해가 이렇게 들어오면 겨울이곤 했다.
사잇문을 열 때 들었던 느낌. 춥다 추워. 이 순간적 느낌을 일으킨 것은 달빛.
참 아름답다. 맑은 하늘 밝은 달. 싸늘한 느낌. 아름다움이란 차가움과 통하는 것일까?
그렇다. 바이칼 호수의 그 신비스러운 느낌. 그것은 고아의 창 앞에 펼쳐지던 그 고요한 느낌과는 아주 다른 것이었다.
아름다움. 고아에서 느꼈던 것은 '숨 막히는' 아름다움 그것이었을 뿐, '신비로운' 아름다움은 아니었다.
하지만 바이칼 호수에서의 그 '경외감' 그것까지는 아니었다.
나폴리? 거기에서는 그저 '낭만스러움' 그뿐이었고.
그곳에 칩거했던 황제 티베리우스, 그의 모습을 떠올리려던 시도는 그저 '아는 체'하는 시도였을 뿐이고.
하지만, 학고개 솔숲 이곳, 뚝틀이로서 뚝디와 나란히 앉아 받아들이는 저 달빛. 거기에는 숨 막히는 아름다움에 경외감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저 달 모양. 그동안 싸두었던 쌍안경을 다시 꺼내든다. 신비로운 차가움에서 친근감을 느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