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는 비가 오더니 밤새 눈으로 바뀌었다. 펑펑 내린다. 펑펑. 그래, 그래. 퍼부어라. 퍼붜.
신기한 맛에 마트에서 사와 데우기만 하면 되던 탕. 그 맛에 질려있던 차, 읍내에 미원을 덜 쓰는 식당 발견.
처음에는 내용물들을 좀 실하게 달라는 뜻으로 '특'을 주문했더니, 양이 너무 많아 덜어서 포장해 집으로 가져오곤 했는데,
혼자 식당에서 먹기가 좀 그래, 아예 특으로 포장해, 집으로 가져왔는데, 조금씩 덜어 먹다보니, 이것이 네 끼 분량.
새삼 느끼는 것. 식당 음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맵고 짠지..... 하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손님들이 불평한다니...
바람이 너무 심해, 나무에 쌓이려던 눈이 흩어지곤 한다.
이렇게 되면 당분간 이곳에 행락객이 발을 못 붙이고..... 그것 또한 낙.
몇 년 전 생각이 난다.
내가 모임에 나가지 못한다고 하니, 서울에서 젊은 친구들이 왔다. 스노우 체인을 달고.
이 차를 타고 읍내에 내려가는데, 신기했다. 이런 눈길도 거침없이 내려가다니. 체인이라는 것이 좋긴 좋구나.
고속도로 입구에 도착, 스노우 체인을 떼어내려 차에서 내려 보니, 스노우 체인이 없다.
중간 어디에선가 벗겨졌는데, 몰랐던 것. 그런 걸 이 체인을 믿고 마구 달렸으니....
사실 우리 삶에도 이런 믿음으로....
어느 정도 그친 눈. 집 앞에 나가본다.
이 정도면.... 뚝틀이와 뚝디를 데리고 앞산 산책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