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따듯한 기운을 가슴에 안겨주는 너를 안고 내려선다.
그렇게도 자그마하고 가벼울 거라 생각되던 네가 이렇게나 무거울 줄. 마음이 무거워서?
존재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랑 무엇인가.
널 위한 노랠, 널 위한 휘파람을 만들었지. 네게 불러주곤 했었지.
뚝뚝이에게 시범 보이기라도 하려는 듯 팔짝팔짝 뛰던 네 모습, 그땐 넌 귀여움 그 자체였어.
하지만 그 후 몇 번이었나, 사라지려, 아주 아주 사라지려 했던 너.
서서히 아주 서서히 넌 슬픈 존재로 틀을 잡아갔어.
네 표정 네 움직임에선 언제나 슬픔이 묻어났어.
산다는 게 뭔지 말하려는 듯, 보여주려는 듯.
찬바람에도 빗속에서도 밖에 웅크리고 있기를 고집하던 너,
넌 마치 언제나 죽음이 어서 네게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어. 언제나.
마지막 며칠 네 신음소리, 짖을 힘도 없던 너.
그래, 이제 시간이 온 거야.
하나 둘 차례차례.
이불로 감싼 너를 눕힌다. 앞 다리 뒷다리 가지런히 옆으로 하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 이제 푹 쉬네, 안도하는 듯.
그래 이제 편히 쉬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