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까지 오락가락하던 우중충한 날이 계속되다, 내일부터는 다시 해가 난다는 일기예보.
곰곰이 많은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우표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다, 어느 때부터인가 광기어릴 정도로 '우표수집'에 열을 올리는 사람이 비정상적으로 생각된다면,
이름 모를 들꽃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에 놀라 그 매력에 빠져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섭렵'과 '수집' 자체로 목표가 변질되는 것은....
그래서 마음을 정했다. 우선 내일과 모레 있는 그 모임부터 나가지 않기로.
지금 새삼스럽게 사교모임을 찾아나설 때도 아니지 않은가. 너무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는 아닐까 하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보았지만,
지난 번 그렇게 큰 기대를 걸고 나갔던 이곳 모임에서 느꼈던 그 '퇴폐적 분위기'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들꽃과 그런 분위기 그런 환멸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컴비네이션 아닌가.
그냥 나 혼자서 집 근처의 산과 들을 다니며 내 자연스럽게 만나는 들꽃 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나 답고 그것이 바로 들꽃사랑 그 본연의 모습일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