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서울 손님들

뚝틀이 2010. 4. 24. 05:25

서울에서 손님이 올 때마다 느끼는 것. 저 사람들이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일까. 내 그곳에 살 때부터 나 자신 스스로의 생각에도 이질적 존재라고 느껴지던 그쪽 생활. 분명 옳은 생각 따로 있고 옳은 길은 따로 있는 것을 사람들이 알고 있을 텐데, 분명 자신이 지금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는 그것들이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양심의 소리와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들 느끼고 있을 텐데, 왜들 저렇게 '나'만을 생각하며 '우리'와 '전체'를 망치는 그런 것에 혈안이 되어 있는지.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나 자신'의 이해에 부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맹신'과 '혐오'란 두 극단으로 이 세상사를 재단하는 저들. 당위성을 따져가며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다 친구들로부터 '아직 유치한 생각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덜 성숙된 인간'이라거나 '독특한 사람' 또는 '괴퍅한 사람'이란 표현의 직설적 충고를 받아야했던 나. 옳은 길을 생각하고 이야기하면 바보스러운 것이고 옳은지 옳지 못한지 그런 것 따질 것 없이 대다수의 사람이 빠져든 '집단적 최면상태'에 동참해야 '정상적 인간' 대열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그 사회. 정말 난 '덜 떨어진 인간'이고 저런 인간이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올 수 있었을까 그런 놀람의 대상이 되는 그런 존재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아직도 내 머리엔 오직 한 생각, 이런 인간들로 가득찬 이 나라가 정말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까 그 생각뿐인데. 정말 내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왔고 또 지금도 이렇게 살 수 있는 것이 기적일까? 아니면, 내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혹 나 역시 속물이요 위선자요 본능추종자 그들 중 하나였을 뿐이었던가.

'그날그날 - 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 주 그 다음 주 예정  (0) 2010.04.25
집에서 야생화 키우는 사람은.... 산채비빔밥 좋아하는 사람은....  (0) 2010.04.25
새들의 조잘소리  (0) 2010.04.24
내일부터 다시  (0) 2010.04.23
懷疑  (0) 2010.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