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고 있는 책

코스믹 잭팟. 가벼운 마음으로 손에 들었지만, 워낙 전문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내용으로 가득찬 책이라 다 읽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

하지만, 이런 전문적 내용을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쓰게된 저자나 출판사의 의도는 단순. 원자핵 주위를 전자가 돈다는 가장 기본적인 상태는커녕 양자도 중성자도 전자도 또 무슨 쿼크니 소립자니 하는 그 무엇도 형성되기 전, 다 그저 하나의 점에 모인 에너지 덩어리에 불과했던 '초기' 그 상태에서 빅뱅이 일어나고 그 후 물질이니 파동이니하는 무엇과 무엇 사이의 무슨 무슨 힘이 생겨나고 하는 그 과정, 그들 중 어느 하나라도 예를 들어 안드로메다가 형성된 그런 물리적 백그라운드의 현상 중 어느 하나라도 10의 40승 분의 1이라는 확률을 벗어났더라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상의 이런 환경이 제공될 수 없었을 테니, 지금 우리 사는 이곳이 생겨난 것은 잭팟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우연중 우연 아닌가.(저자는 창세기와 결부되는 종교적 색체을 띄지 않으려 무척 애쓰는 모습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은 전혀 다른 세계를 움직이고 있다. 내 살아오는 동안 겪었던 수 많은 일들. 그들 중 어느 하나라도 내가 겪은 그 모양이 아닌 형태가 되었더라면 지금 오늘 내 이 모습이 아닌 전혀 다른 모습의 내가 되지 않았을까. 코스믹잭팟은 존재의 유무에 관한 것이고 지금 내 생의 모습에 대한 생각은 존재의 형태에 대한 것이니 그 둘을 나란히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내 생각세계에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것은 이미 당연한 현상으로 나타나있는 존재자체에 대한 생각보다는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지금 내 삶의 모습에 대한 것. 내 산골에서 태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