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도올 김용옥 법회강연을 듣다.

뚝틀이 2010. 5. 23. 20:59

물론 현장에서가 아니라, 오늘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을 찾아서. 오늘 봉은사 특별법회에서의 장장 2시간 10분이 넘는 그 특유의 입담. 천안함 사건 발표나 4대강 사업에 대한 그의 '전혀 정제되지 않은 극도의 격앙된 표현'을 접하며, 이 정부와 보수세력이 우리사회를 얼마나 위험한 상태로 몰고가는지, 나중에 그 후유증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하며. 귀에는 그의 말이 들리지만 그 시간 내내 내 생각은 딴 곳으로 향한다. '쓸데 없는 생각'보다는 효율이 우선이라는 정부와, 옳고 그름보다는 이해관계가 우선이란 '무뇌적 본능'의 지배를 받는 버릴대로 버린 '경제적 동물'들이 권력뿐 아니라 언로까지 움켜쥐고 있는 이 사회.... 평행선이 아니라 점점 더 간극이 벌어지는 '두 그룹' 사회 우리가 이런 '반골 도올'을 '창조'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소통이란 가능성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상대방'에 대한 악감정만 난무하는 우리 사회. 이 둘이 본격적으로 충돌하는 날, 어쩌면 그 암울했던 옛날 그 때보다 더 고약한 상태로 우리사회가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백가쟁명 온갖 의견이 마음대로 개진될 수 있는 그런 사회라면(그리고 보니, 오늘이 바로 1년전 그 충격적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그날) 어떤 '위험 인물'이나 '위험 사상' 그 어느 것도 위험할 리가 없지만, 그래서 그때는 이 도올도 그저 아는 것이 많고 입담이 좋은 그저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일 뿐이었는데, 지금과 같이 깊은 사고와 자유논쟁이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회가 이 재담가를 '사상체계'를 갖춘 반골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 바로 지금의 우리시대가 또 하나의 함석헌 옹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대학 입학 그 해 내 그렇게도 심취해 열심히 찾아다니던 함석헌옹의 강연 장소. 오늘 도올 이야기의 성격과 그 강도에 당시의 분위기가 자꾸 겹쳐지는 것은 왜일까? 불교 천주교대 개신교. 과거 우리 역사 어느 시절에 이런 적이 있었던가. 답답하다. 한없이 답답하다. 이제 갈등은 이념의 이분법의 형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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