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어떤 경우에 일어나는가. 역사적으로 볼 때, 한 국가 내부 구성원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거나 '희망'을 보지 못하는 '백성들의 원성'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야겠다는 권력자들의 의지가 작용할 때.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남한의 경우는 진보와 보수라는 미사여구 아래 가진 것을 더 불리기 원하는 기득권층과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그렇지 못한 층의 '갈등'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사회엔 소위 생각이 트인 엘리트 층은 사라진지 오래고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건전치 못한 재테크로 재산을 불려온 속물근성 無腦族 기득권층과 그 기득권층 흉내내기에 바쁜 역시 無腦族 일반인들이 이 사회 여론형성층의 절대다수를 점하고 있는 그런 모양이고, 그들 모두 자기가 가진 그 무엇인가가 무용지물이 될까 걱정하는 것이 고작이니, 얻을 것 아무 것도 없는 전쟁을 원할 리 없고, 북한의 모양새는 내 잘 알지 못하니 판단할 수가 없지만(언젠가 중국 기차역에서 기다리는 동안 '엿듣게 된' 조선족 자기들끼리의 얘기. 그저 핵폭탄 몇개만 떨어뜨리면.....) 그래도 군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언론을 믿는다면 글쎄...... 어쨌든 새로운 한국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미국과 중국의 전쟁을 의미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선 이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 진흙탕에 잠긴 발 빼기에도 힘겨운데 또 하나의 전쟁을 시작할 계제는 아니고, 중국은 모처럼 '자본주의적 의미'에서의 국운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그것을 전쟁으로 망치고 싶지도 않을 테고. 결국 남북한간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uncontrollable emotional escalation이 일종의 '필연적 수순'으로 진행되다 '펑' 터지게 되는 것인데....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 그렇다면 동네 뒷골목 싸움에서도 그렇듯 각자의 머릿속에서 '만약 이 싸움에서 지게된다면....' 손익계산이 분주히 돌아갈 텐데... 남과 북의 계산은? 아니 미국과 중국의 계산은? 남이 망할 경우엔 미국에겐 일본이라는 버퍼 존이 아직 남아있게 되지만, 북이 망한다면 중국은 압록강 두만강 그 좁은 강 건너에 더구나 북경과 아주 가까운 곳에 미국 진지를 마주해야한다는 얘긴데 이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전혀 상상도 할 수 없고 더구나 그럴 가능성만으로도 中國 즉 '모든 나라를 거느리는 중심이 되는 나라'라는 그 '오랫동안' 참고 접어두어야만 했던 국수주의적 자긍심이 광적인 對美聖戰 열기가 폭발할 것이고, 그런 극한형 패권전쟁을 기술력과 자본력에만 의존하는 군사력이 압도하기는 힘든 모양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를 미국이 아닌데.... 한국군의 작전권까지 쥐고 있는 미국이 그런 에스컬레이션을 절대 허용할 리가 없고, 단지 '어째 코째' 골목 싸움 뒤에서 반주나 넣는 그런 형국이 당분간 계속될 테고, 그렇게 되면 한층 높아진 국가리스크로 우리의 '유일한 자랑'인 경제력은 하염없이 쪼그라들기만 할테고, 그렇게 되면 '비이성적' 요인도 '집단비이성'의 힘을 얻게 되어 결국 전쟁이란 비극적 상황이 일어나고야 말테고.... 이왕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으니 그 전쟁의 모양은? 초기의 판도는 당연 압도적 제공권으로 북쪽이 초토화될 것이고, 북쪽은 중국의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고,(같은 핏줄의 나라? 그냥 단순히 어느 집 형제간의 불화를 생각해본다면? 더구나 오랫동안 무시당하며 열등감에 시달린 쪽에서 생각한다면? 핏줄은 무슨 얼어죽을... 또 하나, 옛날에 신라는 당의 힘을 빌어 고구려를 쓰러뜨리지 않았던가.) 중국은 옳다 이때다 하고 자기들이 그렇게도 원하던 버퍼영역을 '합법적'으로 북쪽에 구축할 수 있는데.....(이론적 동북공정이 아니라 실제 진지구축 가능성이 바로 눈앞에 놓이는데... 그때도 망서릴 리야.)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도 분쟁이 커지면서 전쟁의 양상을 띄게 된다면 어느 면에서도 우리 쪽에 이로울 것은 하나 없고, 그래서 남쪽에서는 전쟁을 일으킬 수가 없다는 것을 저 북쪽이 '정확히' 알 수 있고, 그러기에 북쪽은 점점 더 '강하게' 실제적인 위협을 보일 것이고..... 이렇게 진행되다 어느 쪽인가가 먼저 꼬리를 내려야하는데, 이북으로서는 여러 정황 상 또 그들 특유의 혈기 상 그럴 가능성은 적고, 결국 우리 남쪽이 체면을 구기며 어딘가에서 멈춰야하는데..... 이런 답답한 일이.... 통일비용이 아니라 전쟁억지비용이라는 개념이 우리 지도층에게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다시 불화 형제의 그 예로 돌아가서.... 문제는 지금 우리 이 사회에 理性이 발언권을 내밀 여건도 언론의 場도 전혀 마련되어있지 않다는 것. 여건이란 아직 오늘 이 시점에서도 주식값 집값 떨어질 걱정이 앞서는 저 한심한 족속들.... 場이란 신문 방송 그 어느 곳에서도 일방적 주장만 있을 뿐 의논하고 토론할 수 있는 그런 문화는커녕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이론을 만들고 그것을 일반인들에게 일방적으로 주입시키고자하는 그런 분위기만 팽배해있다는 그런 우리사회의 모습. 슬프고 슬픈 현실.... 하지만, 세상일이란 것이 꼭 그렇게 비극적 방향으로만 치닫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고..... 결국 믿어볼 수밖에 없는 것은 저 미국과 중국 그곳 결정권자들의 냉철한 상황판단과 자기억제 그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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