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의 생각세계

예상과 예측 그리고 예언

뚝틀이 2010. 7. 28. 23:59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 수 있을까? 점쟁이의 예언이 아니라, 마치 일기예보처럼 거의 확실하게 예측을 해낸다던지 아니면 그 어렴풋한 모습이라도 예상해본다던지 뭐 적어도 그런 식이라도. 내 지금까지 살아오며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종합해보자면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았다. 나 자신의 일에 관해서야 워낙 내 주관적 관점이 강하게 작용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나와 직접적 관계가 없었던 주변 친구들에 관해서는 비교적 객관적 연결고리를 대가며 설명할 수 있는 평가가 가능했을 법도 한데, 실상은 역시 마찬가지. 그 어떤 친구의 앞날을 어렸을 때 모습에서 유추할 수도 없었다. 단지 시간이 지난 오늘에 와서야 과거를 돌이켜보며 어떤 이유를 붙여볼 수야 있겠지만. 학생들을 다루는 학교 선생의 입장이라면? 그런 통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에서도 분명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무리 비교평가가 가능한 입장이고 어느 정도의 통계적 경험을 가진 선생님이라 하더라도 어찌 한 학생의 앞날을 미리 예측할 수 있겠는가. 날씨와 같이 자연현상을 다루는 일이라면 당연히 예측, 아니 그 가능성이 너무나 확실하기에 예보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지만 실제 우리가 겪는 것은 거의 무책임하게 그냥 던져보는 예언수준이라고 폄하하고 싶은 현실인 것을. 사실 오늘의  선거결과라는 현상도 역시 마찬가지. 예상은 3:5 정도였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놀랍게도 5:3. 이런 경우 예상이라는 단어가 과연 적당한 선택일까? 예측이라면 누가 여론조사를 하고 무슨 분석을 해서 나오는 것인데, 지난번에 한 번 덴 경험도 있고 하니 아무도 그 총대를 메고 나서지는 못했고, 그렇다고 이런 일에 예언 운운하는 것은 더욱 어울리지 않고. 또 다른 예로, 요즘의 환율이나 주가는? 전문가들이 거시 경제적 관점의 큰 틀에서 보면서 하는 이야기니 적어도 그 방향성 관점에서는 당연히 예상이나 예측 수준이어야 되겠지만 우왕좌왕 그 결과만 보자면 대개는 역시 예언 수준. 생각을 아주 단순화시켜본다. 이번 주말에 친구들과의 포커대회가 열리는데, 그 결과에 대한 내 예상은? 아니면 여기에도 누가 예측이라는 진지함을 보이나? 그것도 아니면 어떤 부인의 예언에 오히려 신빙성을 주어야하나? 하물며, 오늘 날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가장 계산 빠르고 도박성이 강한 사람들이 모이는 이 환율이나 주가라는 포커게임에서야.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예상이니 예측이니 하는 단어를 쓸까.  샘플링? 아니면 자신의 희망사항으로 바이어스된 해석 때문? 이런 예들이 상징적이기만 할까? 아니면, 그 근본 생존경쟁이라는 근본적 관점에서 전혀 다를 것 없는 삶의 현상? 전혀 예상치 못했던 변화 요인들이 수시로 출몰하는 우리의 실제 삶 모습에서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개체들이 충돌하는 환경에서, 본능과 이성이 어지럽게 섞여가는 이 세상에서, 감춰진 마음, 아니 그때그때의 주변 분위기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그 속마음과 계산법을 누가 어찌 분석하며 거기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겠는가. 그런 걸음걸음들이 쌓여 만들어가는 누적 결과를 보며 누가 감히 확신 운운을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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