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그곳에 갔을 때 삼각대를 잊고 온 것을 아쉬워하며 '오늘은 연습'이라 생각하며 사진을 찍었고,
오늘은 삼각대에 장화까지 챙기고 이번에야말로 멋있는 사진 한 번 찍어보자는 각오로 갔는데,
집에 와 풀어보니, 이게 웬일. 지난 번 사진에선 그래도 몇 장 건질 것 있었는데, 오늘은 거의 '꽝'!
놀라운 것은 지난 번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의 느낌은 불만 그 자체였고, 오늘은 편안한 마음으로 찍었고 또 흡족한 마음으로 돌아왔는데,
모니터로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거의 충격적으로 이런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바로 그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번 물매화뿐이 아니라 전에 노루귀 때도 또 깽깽이풀 때도 마찬가지.
하긴, '만족스러운 본게임'이라고 생각했다가 사실은 그것이 '불만족스럽던 연습게임'의 결과보다 훨씬 못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경우가 어디 꽃사진 찍을 때만 나타나는 현상이던가.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연습이니 본게임이니 하는 것은 그저 그렇게 생각하는 것뿐이고, 실제로 중요한 것은 처음 보는 혹은 맞닥뜨리는 순간의 '맑은 마음'과 '알맞은 긴장' 그것이 이루어내는 결과가, '이미 내 대충 파악했으니...'하는 '자기 최면적 마음의 여유'로부터 일어나는 그 자만감의 영향으로 '최선'과는 거리가 있는 그런 대응태도를 일으키는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닌지.
전부터 생각해오던 것 또 한 번 확인.
나에게 기회가 또 한 번 주어진다면 이번엔 잘 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은 아쉬움에서 일어나는 생각일 뿐.
중요한 것은 언제나 첫번째 맞닥뜨리는 그 상황에서의 신중한 대처 바로 그것. 그 다음은 '무의미'할 정도는 아니지만 '거의 무의미'.
인생이 한 번뿐이듯, 살아가면서 주어지는 어떤 일에 대한 기회도 언제나 한 번뿐.
실수를 통해 배우는 법은 없다. 실수는 실수.
그 어떤 실수를 아쉬워하며 '또 한 번의 기회'를 갈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실수를 일으키는 마음가짐을 피하려 애쓰는 사이에 '삶 전체의 품질'이 더 '나은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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