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運七技三이라고?

뚝틀이 2010. 11. 27. 09:02

아시안 경기. 메달을 향한 선수들의 환희와 좌절을 보면 運이 무엇인지 技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가장 극적이었던 게임은 아무래도 이란과의 그 축구 경기.

금메달을 목표로 하던 사람들에게, 그것도 준결승전에서 추가시간 마지막 순간 결정적 한 방에 어이없게 당한 그 선수들에게, 병역면제라는 꿈은 이미 날아가 버린 좌절의 그들에게, 그깟 동메달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맥 빠진 경기. 경기 초반부터 그저 다람쥐처럼 '패스 연습하는 인형 같은' 그들이 3대1로 뒤진 상태. 계속 더 보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따뜻한 물에 샤워나 한 번 하고 돌아와 보니 이제 남은 시간 10분여인데 아직 스코어는 그대로고, 선수들은 역시 계속 다람쥐 패스 연습이고, 상대 팀은 그저 틈만 나면 바닥에서 딩굴며 시간 끌기. 하지만 그것도 승부를 가르는 경기운영 테크닉.

그러다 한 번 슛, 2대3, 이제 한 골 차. 한 번 더, 한 번 더, 그러면 연장전으로 들어갈 수 있으니....  

이제 상대 팀은 골키퍼도 혼자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시늉하며 본격적 시간 끌기. 남은 시간 겨우 2,3분.

또 한 번 뻥. 동점! 잘했다, 잘했어! 이제 연장전에서 한 번 보자 그러는데 또 한 번 뻥. 4대3. 추가시간 마지막 순간 코너킥에 저쪽 골키퍼까지 달려와 양손 높이 치켜들고 우리 골키퍼 시야를 가려버리려 쇼 아닌 쇼까지 벌어지고. 결국 그 공 뻥 저쪽으로 날아가며 경기 끝.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펄쩍 펄쩍 뛰면서....

   

어제와 그제 중국과의 남자농구 또 여자농구. 아나운서와 해설자 또 보고 있는 사람들도 심판의 편파판정에 '미칠 지경'. 결국은....

   

運七技三. 사람의 일이란 것은 運이 7이고 技가 3이라는 이 말, 어떻게 생각해야할까.

運에 맡겨? 천만에. 그 축구 게임에서, 그 전 게임 마지막 순간의 그 골은 運이었고, 그 농구 게임에서의 심판도 역시 運.

하지만, 그 7이란 運에 대해 억울해하며 울분을 참지 못해 평정을 잃는다면 그것이야말로 3이란 技를 스스로 포기해버리는 꼴.

 

이 運七技三란 말을 달리 생각해본다.

여기에서 技라는 것은 노력과 재주 그 본래의 의미가 아니라, 사실은 그 7이란 運에 대항하는 3의 용기 그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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