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rnstunden der Phisik - 갈릴레이로부터 하이젠베르크까지', 과학 저널리스트 Thomas Bührke가 2003년에 쓴 책이다. '혁명적 순간들'은 손님끌기용 번역이고 '위대한 순간들' 정도면 어땠을까. 과장이라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물리학에 관한 책 아닌가. 다루어지는 과학자는 Galilei, Newton, Faraday, Maxwell, Einstein, Planck, Becquerel, Rutherford, Bohr, Heisenberg, Fermi, Meitner, 이렇게 열두 명.
각각의 이야기는 그 과학자가 일하던 곳 또는 기념될만한 장소의 오늘날 모습의 묘사, 아니면 숨 가쁘게 돌아가던 당시의 실험 분위기를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현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적당한 곳에 이르면 그 주인공이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나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났는지를 간략히 소개하고, 이어 다시 그 과학자의 업적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비록 일반 독자에게는 이해가 되기 힘든 어려운 내용이라도, 적어도 윤곽만이라도 알려주려 애쓴다.
내심, R.P. Crease의 'The Second Cretion'에서 반했던 인격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가는 그런 식의 이야기나, 저자는 기억나지 않지만 노벨 물리학상을 노리며 벌어지는 물리학자들의 세상을 그렸던 'The Breakthrough'의 박진감 넘치는 그런 종류의 기대를 가졌던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의무이행에 가까운 사전식 나열에 겉핥기식 묘사(전문 내용이라 그럴 수는 있다하더라도, 본질에서 빗겨간 쪽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를 끌어나간 것), 또 무엇보다도 핵 이야기에 치중된 서술(어쩌면 저자가 핵물리학 쪽에서 학위를 받았는지도, 아니 어쩌면 나치와 연합군쪽의 핵연구 경쟁과 관련된 유대인 과학자들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에 실망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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