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A와 사람 B는 다르다. 유전적 요인이건, 성장배경이건, 현재의 환경이건, 또 지향하는 목표건, 그 무엇인가는 다른 다를 수밖에 없는 두 인간을 하나의 생각테두리 안에 놓을 수는 없는 법. 두 사람 사이의 공통점이 아무리 많다 하더라도 말이다. 더구나 동일한 한 사람의 경우에도 그 사람이 상태 C에 있는가 또는 상태 D에 있는가에 따라 그가 느끼고 있는 마음 상태가 달라지는데, 어떻게 공통 보편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복이 정의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쉽게 만나는 통속적 정의 거기엔 더구나 무엇인가를 위로해주고 또 합리화시켜주려는 의도에 심지어는 종교적 도덕적 의도까지 섞여들어있으니, 그건 더더욱 무의미하고. 그렇다면 기쁨이란 무엇인가. 이 기쁨이란 느낌이 결국 행복과 연결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도 않다. 기쁨이란 느낌의 기복 가운데 하나의 정점일 뿐이다. 일시적 성취에 만족감이 느껴지더라도, 그 성취는 그 다음 성취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키니, 기쁨이 클수록 그에 따르는 허탈함 그것이 더 깊어지는 법. 그것이 감정의 원리다. 따라서 행복이란 소박하게 정의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이유건 어떤 철학이건 그런 것 갖다 붙일 필요 없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순간 또 나 자신이라는 존재 그 자체에 어떤 의미나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면 그것으로 행복한 것이고, 그렇지 않고 불만만 느껴진다면 그것은 행복과 거리가 먼 것이고. 거꾸로 생각해본다. 나에 대한 불만은 어디서 생기는가. 목표와 현실의 괴리.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부와 명예와 권력. 그 목표는 저 먼 곳 어디에 있는데, 지금 나는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행복을 느낄 가능성은 아주아주 줄어든다. 그렇지만 다른 한 편, 절대권력을 향유하던 옛 황제들 그들은 행복했을까? 그들은 그들의 위치에서 또 다른 무엇인가에 대한 불만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 그 불만의 규모가 더 크지 않았을까? 그래서 폭군들이 생겨났던 것은 아닐까? 결국 삶에 있어서 목표라는 것은 현 단계와 지금의 시각에서의 임시적 설정일 뿐,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과 행복과의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도 없다. 그렇다면, 그런 목표 없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산다면? 좋은 말로 無爲의 삶? 老子는 행복했을까? 인간 본성에서 비교라는 본능이 사라질 수도 없는 일. 목표와의 비교뿐 아니라 남들과의 비교 그런 것을 생각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生과 死를 초월한 그런 고도의 정신적 차원에서나 가능한 것이고, 그것은 오히려 자연스럽게 사는 것보다 훨씬 더 고통을 수반하는 어려운 일. 결국 생각은 하나. 행복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디지털 0과 디지털 1 그런 답은 없다. 차이라는 부분적인 어떤 것이 확대되어 보이는 것을 경계하며, 조화와 타협이라는 전체의 관점에서 삶을 보는 눈을 키우는 것. 거기에서 오직 아날로그 스케일의 행복 수준을 느끼는 것, 그것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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