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가족

이번엔 뚝디

뚝틀이 2011. 1. 18. 19:52

집 근처가 아닌 저 멀리 사람이 있을 땐, 세 녀석 중 한 둘이 가볍게 짖고, 집 바로 앞에 누가 오면 세 마리 다 요란하게 짖는데, 오늘은 똑틀이와 뚝뚝이만 요란히. 하도 짖어 나가봐도 집 근처엔 아무도 없고. 다시 들어와 조금 있으면 또 요란히 짖고. 무슨 일인가 순찰 한 번 도는 겸 세 녀석에게 과자라도 하나 씩 던져주려 차례로 도는데, 보통 때 같으면 몸을 비비 틀 정도로 반가워해야할 뚝디 자리에 빈 고리만 달랑. 그 긴 줄을 매달고 나갔으니, 오늘은 또 어디에 끼었을지. 이제 이 캄캄한 밤에 어쩐다. 할 수 없이 뚝틀이 풀어 찾아가라 해놓고 그 뒤를 따라 소나무 숲 여기저기 플래쉬 아무리 비춰봐도 전혀 보이질 않고. 뚝틀이 이 녀석 뚝디 있는 곳 갔다가 나한테 왔다가 뛰어다니면 얼마나 좋으련만, 지난  봄부터 훈련시킨 것이 있는지라, 내 등산할 때 처럼, 내 가는 길 조금 앞으로 뛰어갔다 다시 돌아오고 하면서 도대체 멀리 가서 찾을 생각을 하지 않으니..... 할 수 없이 뚝디 좋아하는 코스 한 번 따라가보며 플래쉬 아무리 비춰봐야 이 밤에 보일 리 없고, 옛날 뚝뚝이나 뚝틀이 그랬던 것처럼 어디선가 답답해서 짖는 소리가 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사방 그저 조용하기만 하고. 어쩐다. 저 밑 계곡 쪽으로 한 바퀴? 보통 추위가 아니다. 벌써 뺨이 얼고 귀는 멍멍하고. 어쩌지, 어쩌지, 그냥 내일 새벽 밝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때 찾아나서?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플래쉬 비취며 난감해하는데 바로 옆에서 컹 하고 짖는 소리. 그쪽을 비춰보니 초가 옆 복숭아나무 아래에서 흰 녀석 하나 꼬리 흔들고 있는 것이 보이고. 뚝 디 이 녀석 여긴 벌써 몇 번이나 지나다녔는데. 소리라도 좀 낼 일이지. 이 밤중에 꼬리 흔든다고 그게 어디 내 눈에 띄기나 하겠니? 가까이 가보니 돌틈 사이에 줄이 끼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던 것. 참 답답도 하지. 뚝틀이 같으면 벌써 반가워서 요란하게 소리질러대며 펄쩍펄쩍 요란떨어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을 텐데, 이 녀석은 그저 꼬리만 살랑살랑. 어쨌든,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었는데.... 다행.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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