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William Shakespeare(1564 -1616)의 4대 비극

뚝틀이 2011. 1. 27. 18:24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인간들의 성격에 관한 책을 들추다 든 생각.

내 언제까지 이런저런 단편적 상식에 만족해 있을 것인가. 거기에 또 하나의 상식?

이제 정말 몇 작품이라도 읽어보는 게 순서 아닐까? 우선 그의 4대 비극에서부터 시작해보기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유튜브 찾아보다가, 내 지금 또 무엇하고 있는 거지?

읽자, 읽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복수, 야심, 질투, 어리석음의 비극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왕.

 

 

시작은 당연히 Hamlet으로부터.

 

무대는 덴마크.

형을 죽이고 왕위에 올라선 클로디어스,

새 왕과 결혼하는 어머니.

친구 호레이쇼를 따라 아버지의 유령을 만나 억울함을 듣고,

미친 척하며 고민하다 연극 연출을 통해 진실을 확인하는 햄릿,

새 왕을 죽이려다 엉뚱하게도

사랑하는 오필리아의 아버지를 죽이게 되는 햄릿,

그 아들에 복수를 부추기는 왕.

결투.

 

줄거리야 이미 듣고 또 들어 익히 알고 있던 것.

연극의 백미는 바로 이 미친 척하는 햄릿의 입을 통해나오는 대사들.

오필리아에게, 친구들에게, 어머니에게, 또 독백과 방백.

자신의 나약함 또 궁중 속 위선을 향한 독설들.

 

그동안 산발적으로 접했던 문구들이 반짝이는 보석처럼 여기저기에.

감칠맛이라는 단어가 이런 문학작품에도 어울릴 수 있을까? 

 

 

 

 

 

 

그 다음은, Macbeth.

4대 비극 중 가장 마지막 작품.

하지만, 내 손에는 두 번째로.

 

무대는 스코틀랜드.

맥베스, 개선길에 나타난 마녀의 예언,

기회를 만나지만 망설이는 남편 맥베스,

결행을 부추기는 그의 냉혈 부인,

왕을 살해하고 도망친 아들들의 소행으로 일을 꾸며 왕위에 오르지만, 진실 누설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느라 폭군으로 변해가는 맥베스. 

환영에 시달리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부인.

예언의 '자구'에 매달려 자만하는 맥베스. 하지만 결국 숲이 움직이고, 마치 그리스 신화 속의 신탁처럼..... 

야망이 빚어내는 허망의 비극.

 

햄릿에 바로 이어 읽어 대조 되어 그런지,

아니면 대사의 길이가 길어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여기선 주옥같은 문장들을 자주 만나는 기쁨을 느끼지 못해서 그런지,

마치 긴 나레이션들의 소설 같은 느낌.

 

셰익스피어의 작품 특징은 주인공 위주가 아니라는 것. 대사를 읊고있는 바로 지금의 배우가 그 내면적 고뇌의 주인공.

충신도 믿지 못해 위장 고백으로 떠보는 전 왕의 아들 맬컴과 그 충신 사이에 벌어지는 왕도 논의.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얼굴과 세상은 모르도록 행하는 부도덕한 실체의 대비. 이런 대화에 빠져들어가게 하는 것이 바로 연극의 마력이 아닐까.

              Macbeth Consulting the Vision of the Armed Head. By Henry Fuseli, 1793–94

 

 

이번엔, King Lear. 

무대는 브리튼. 늙은 왕 리어. 왕국을 물려주겠다며 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데, 첫째 둘째의 현란한 아첨과는 달리 그저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은혜만큼 아빠를 사랑할 것이라는 세째의 말에 분노, 세째와의 절연을 선포하고, 왕국은 첫째와 둘째에게 나눠주는데, 그 진솔함에 반한 프랑스 왕이 이 세째를 왕비로 모셔가고. 결국 첫째에게서도 둘째에게서도 쫓겨나게되는 왕. 이런 동화같은 이야기로는 너무 밋밋하다 싶었던지, 셰익스피어는 여기에 서자에 간계로 불행에 빠지는 그로스터 백작의 이야기를 나란히 그려넣고, 이 서자와 두 딸의 불순한 관계로까지 이야기를 엮어가며 비극을 만들어간다. 햄릿에서는 독백이 진수였다면, 여기에서는 그 불쌍하게 된 리어왕을 수행하는 광대가 들려주는 대사가 진수.

 . File:Kinglearpainting.jpeg
"King Lear and the Fool in the Storm" by William Dyce

 

 

파일:Thomas Keene in Othello 1884 Poster.JPG

마지막으로, Oyhello

 

무대는 베니스.

장군 오셀로. 그의 부관자리를 캐시오에게 빼앗긴 이아고.

오셀로를 사랑하는 데스데모나. 

검은 피부 사위를 허락할 수밖에 없는 권력자 그의 아버지.

연인을 놓쳐버린 로더리고를 이용해 이아고가 꾸미는 복수극.

함정싸움에 걸려든 캐시오, 그를 해임할 수밖에 없는 오셀로, 데스데모나에게 복직을 부탁하는 캐시오,

부탁 현장으로 오셀로를 유인해 의심의 불꽃 지피고,

데스데모나의 손수건을 부인 시켜 훔쳐내어 캐시오 방에,

데스데모나에게의 선물 그 손수건 보여줄 것 요구하는 오셀로,하지만 눈치 없는 그녀는 캐시오의 복직만 계속 조르고...,

결국 데스데모나의 목에 오셀로의 손이....

 

이 극의 주인공은 당연 이아고.

‘충직한 신하’의 가면을 쓰고, 쉴 새 없이 질투를 부추기는

그가 내뱉는 능수능란 촌철살인 대사와 방백들,

이것이 바로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이요 활력소.

 

네 개의 비극 중 가장 현란한 대사.

베르디가 그 매력에 빠져 오페라 오셀로를 만들만큼,

얽히고설킨 이야기, 마지막 그 죽음의 장면들 비극의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