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셰익스피어의 'The Tempest'

뚝틀이 2011. 1. 29. 12:50

마법사에 요정에 뭐 그런 등장인물에 너무 허황된 이야기 같아 덮었다가, 셰익스피어의 실질적 마지막 작품이라기에 다시 한 번 손에.

 

                   Nicholas Rowe's 1709 edition

File:Rowe Tempest.JPG

천둥 번개 요란한 바다, 기울기 시작하는 배.

보채는 왕, 퉁명스럽게 쏘아대는 갑판장, 그 불경죄를 경고하는 신하들. 그럼 왕 보고 이 폭풍우 좀 잠재우라 하소. 

교수형을 들먹이는 경고는 이어지는데,

지금 이 판국에 위아래는 무슨, 그럼 너희들 올라와 이 돛 잡아봐.

암초에 부딪히고 촤초하는 왕의 배.

가라앉는 마스터, 쏟아지는 비명소리. 

 

하지만, 사실 이 폭풍우는

마법사 Prospero와 그의 딸 Miranda가

지난날 왕위를 빼앗은 Alonso의 배가 이곳을 지나는 것을 알고

물의 요정 Ariel과 반인반수 괴물 Caliban을 시켜 일으킨 것.

 

            Miranda,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12년 동안이나 이 무인도에서 사람을 그리워하던  미란다는

기진맥진 왕자 페리디난드를 만나고......

 

 

 

 

 

이 와중에서도, 이미 자기 형 Prospero를 팔아넘긴 전력이 있는 안토니오는, 

무방비 상태의 왕을 죽이고 새로운 왕이 되라고 그 충신을 부추기고,

이 틈에 자신도 독립하려는 괴물 캘리번은 '노인'만 죽이면 된다며 그들을 안내하고....

이 무인도 몇 명 없는 곳에서 새로운 영토는 무슨 의미며 왕 지위는 또 무슨 소용인가,  사람들 마음 속 허무한 회의는 계속되고.....

결국, 그 오랜 세월 미법을 익히며 복수를 꿈꿔오던 Prospero는 새 왕 Alonso와 대면의 순간.....

사랑에 빠지 그들의 딸과 아들 미란다와 페르디난드 앞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몇 편의 다른 작품들과는 확연히 분위기다.

대사도 대화형식이 아니라 독백과 방백이 레시타티브 풍으로 계속되고.

각성이랄까 허무주의랄까, 마치 셰익스피어의 끝 없는 명예욕 작품 욕심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를 향한 자성의 외침처럼 들리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