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은 언제나 마찬가지로 풀 뽑기. 잡아당기면 그냥 뿌리까지 쭉쭉 뽑히니 작업에 신이 나기도 하고, 또 진도 역시 당연히 맑은 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니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처음에는 일이 힘들어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샤워를 해도 땀이 멎지를 않아 생각해보니 비록 하늘은 가려져있지만 오늘 기온이 보통이 아니라... 에라 모르겟다 어차피 여기 우리 집을 지나가는 사람도 없으니 그냥 누드촌에 들어왔다는 생각으로....(하긴 예전 뮌헨의 그 누드공원을 걸어갈 때 모든 사람이 넥타이까지 맨 나를 마치 원숭이 쳐다보듯....) 쏟아지는 비. 나중에 인터넷 들어가보니 오늘 전국에서 이곳에 비가 제일 많이 왔다고. 후유증이 없을 수야 있나. 래디쉬. 하지만, 그건 작업 전에 이미 생각했었고 또 각오했던 것. 시원한 정말 시원한 빗줄기 속에서 시원하게 작업. 일하는 즐거움. 오늘 흘린 땀의 양이 얼마던가. 그 결과물. 지저분한 수염 덩어리 영감같던 모습이 깨끗이 면도한 듯. 이것이 바로 스트레스를 푸는 법이요, 마음까지 깨끗하게 다듬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