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그날 - o

렌즈 캡

뚝틀이 2011. 10. 2. 21:23

연론 물매화는 더 이상 감흥을 주지 못하고 고명 산부추는 아직 며칠 더 기다려야할 모양이다. 앞산 구절초도 이미 많이 시들었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갔지만 문자 그대로 한 장 찍지 못하고 내려오는 기분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는데, 렌즈 배낭 정리하다보니 렌즈 캡까지 사라졌다. 어디서 잃어버렸을까 생각해봐도 전혀 집히는 데가 없다. 어차피 소모품 아닌가 생각하며 잊으려 해도 기분이 어디 그렇게 내 마음대로 움직이던가. 떨떠름한 상태로 라면을 올려놓는다. 콩나물과 다시마 우려낸 국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루틴 잡’이 시작된다. 라면 봉지를 가위로 자르고 다진 마늘과 실파를 준비하고.... 물이 끓기 시작한다. ‘루틴 잡’, 습관대로 손이 움직인다. 그런데? 수프 반 털어 넣고 남은 은박 접어서 라면 봉지에 집어넣으려는데 봉투가 그득하다. 어? 내가 라면 두 봉지를 꺼냈나? 아닌데. 냄비를 들여다보니 그 속에서 포크가 끓고 있다. 웬 포크? 렌즈 캡 어디서 잃었지 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빚어진 일. 이제 금년 꽃 사냥도 마감할 때가 되어간다. 가는잎향유에 정선바위솔 그 정도?

'그날그날 - o'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볕   (0) 2011.10.04
풀 작업  (0) 2011.10.03
뱅무니부려일겨니라.  (0) 2011.09.29
우연  (0) 2011.09.28
해방  (0) 201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