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기

방수 시트

뚝틀이 2012. 5. 8. 18:43

일기예보를 믿을 것인가.

하늘은 쨍쨍, 일기예보에는 비.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오늘 방수시트 작업은 리던던시. 재료비와 인건비 또 일의 위험성에서....

망설임보다는 우선 어차피 해야할 일부터 하면서 좀 더 생각해보기로 . 소위 마구리라 불리는 서까래 가장자리 판 붙이기.

 

당연히 나무의 가장자리를 가지런하게 다듬는 일부터.

 

바로 이 부분. 먼저 좀 가벼운 목재로 집 뒷면부터 해보기로. (아직 햇살은 쨍쨍)

 

여기에는 둘이서도 들어올릴 수 있는 '가벼운' 녀석을....

 

건물 반대편에서 당기며 한 쪽 끝이 제위치에 도착하는 순간 무섭게 망치질. 그리고 또 다른 쪽 끝을. 위험, 위험,.....

   

 

이렇게 해놓고 보니 제법 '깔끔'.

 

이 일이 진행되는 동안 갑자기 하늘에 구름이 끼며 음산한 바람까지. 늦어지기 전에 '얼른' 방수작업을....

두 손 모아 부탁하는 내 청을 거절하지 못해 마지못해 안전 끈을 허리에 매었지만, 어색하기 그지없다는 표정.

 

거추장스러운 알리바이는 필요없다는 듯, 어느새 다시 '자유의 몸'으로 작업.

방수 시트에서 벗겨낸 비닐을 밟고 아찔했던 순간 몇 번. 끈적끈적한 접착부분을 밟았다가도.... 끈적과 미끌 사이의 아찔아찔.

 

해는 다시 쨍쨍. 이제 저쪽 편은 다 끝나가고, 제일 위험한 이쪽 면 차례.

어제 가져온 분량으로 모자라 추가분을 실으러 간 차가 돌아오려면 시간이.....

 

11시로 예정되어 있던 판넬이 일찍 마침 그때 도착.

사실은 이 판넬 위에 방수시트를 입혀야하는 것인데......  

 

이젠 비가 와도 걱정할 필요가 없게끔 지붕도 다 덮었고.... , 가벼워진 마음으로 점심을.

 

휴식도 마쳤고 이제 앞쪽 차례.

이 덩치를 들어 고정시킬 때, 그 아슬아슬한 순간에, 내 소리도 지를 수 없던 그 순간은 지나가고, 어느 새 고정 작업.  

 

'고비'는 넘기고 이제 비교적 '안전'한 위치의 마지막 작업.

어떻게 들어올릴 방법 없을까,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다가, 그 위험성에 그 무게에 결국은 '오늘은' 포기.

 

이 일을 포기하자, 기다렸다는 듯 갑자기 천둥 번게 비가 오기 시작.

이젠 지붕이라는 것이 있으니, 오늘 나머지 일은 문틀 창틀에 들어가는 목재를 다듬는 첫 단계 대패 작업.

 

내일은 딴 현장에 일이 있어 그곳에 가야한다고 해서, 이곳 일은 쉬기로.

 

이렇게 진행사항을 기록에 남기는 것은 6년 전 지었던 우리 집 그때 사진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

직장도 끝나지 않았고, 건강도 좋지 않았고, 카메라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사진을 찍을 그럴 '흥'도 나지 않았던 그때에 비해

지금은 완전 자유인에 의욕도 넘치고......

또 하나.

지금 살고 있는 이 우리집을 설계할 때, 그때는 그냥 '그림 그리기' 그 개념이었는데, 지금은 '공정 과정의 설계' 그 개념.

그래서 그 개념과 실제진행의 차이를 실감하며, '기록'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도 되었고...

 

이번 이 일을 진행하면서 느끼게 된 가장 큰 차이.

너무나도 단순한 이야기지만 인플레이션. 재료비 인건비 장비임대료 모두 지난 6년 사이에 '거의 배' 수준으로.

당시, 지금 같은 단가였다면 지금 내 살고 있는 이 집은 아마 지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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