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의하면 오늘은 오전부터 비 오는 날.
하지만, 공사 시작 때 약속한 것이 있다. 예보가 어떻더라도 일단 아침엔 공사현장에 나오기로.
아침 일곱 시. 부랴부랴 지난 번 치수 산정 잘못으로 마무리 짓지 못한 전면부 아래쪽 나무 채우기. 다듬고 세워보고 또 다듬고.....
이어서 역시 지난 번 들어 올리지 못했던 서까래 마감부분 작업.
오늘은 체인블럭을 동원해서 단계적으로. 일단 한 쪽을 끌어올리고,
이렇게 한 쪽을 걸터앉게 한 다음,
다시 양쪽 모두 올라가게 하여,
제 위치로 끌고 가기.
위 공사장에 일하러 온 차의 기사가 혀를 끌끌 찬다.
일 한 번 참 복잡하게 한다고. 크레인 한 대 불러오면 간단하게 할 것을... 공사주 나에게 왜 비용 아끼느냐는 힐난의 말이다.
이 사람 하나 모르는 것이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렇게 머리를 짜내는 그 짜릿함이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가를.
요즈음은 일기예보가 제법 맞는다. 바로 이 장면이 진행될 때 비가 오기 시작.
미끄러운 지붕에서의 작업이 위험단계로 들어선다.
놀라기는 저 윗집도 마찬가지. 오늘 기와 올리는 작업하려 인부들 잔뜩 동원했는데, 이렇게 비가 오고 있으니...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비에도 위험한 지붕 일을.....
작업 끝난 시각이 9시 30분. 부역한 셈치고 끝내겠단다.
지난 번 일을 너무 끌었던 것이 미안하기도 했고, 이 두 가지 마음에 걸리던 일도 이제 끝났으니.....
내 입장에서야 어디 그럴 수 있나. 설득에 설득을 거쳐 문틀 작업 시작.
음산한 날씨를 감안하여 오늘은 몸을 녹일 불도 피웠다.
첫번째 작업은 위층에서 아래층 내려다보는 창. 처음에는 30cm 폭의 두꺼운 나무를 쓸 계획을 했었지만,
상판을 짓누를 그 무게가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 즉석에서 대안으로 결정. 좁고 가벼운 틀로 만들기로.
피죽 몇 개를 가져와 제재소처럼 다듬는 일로부터 시작.
이제 밖의 비는 그 소리까지 시원하게 본격적이다.
열두 시 다 되어가면서 조립 작업.
제 자리에 올려놓기. 여기에 통유리가 들어설 것이다. 이제 집 모양 윤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늘은 이 오전 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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