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받아, 읽기 시작 하려는데,
아무래도 그의 최근 발언의 형태에 신경이 쓰여 망설여진다.
나에게 나의 생각이 있고, 내 의견을 피력할 권리가 있듯이, 그의 발언 또한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쩐지 그의 직설적인, 너무나 직설적인, 시국에 대한 표현 방법에 대한 꺼림직한 생각에 혼란스러워진 이 마음상태에서,
이 책들을 읽는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하는 생각에, 일단 다시 박스 속에 담는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그런 생각에서가 아니다.
어차피 역사서를 읽는다는 것은, 아니 그 이전에 책을 읽는다는 것 그 자체는,
전혀 다른 생각의 사람들에 빠져드는 그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닌가. 반론의 기회 없이, 우선 그냥 끝까지 듣고보자 그런 식으로.
일방적 대화의 아름다움. 그것을 즐기는 그런 것이 바로 책 읽기 아닌가 말이다.
하지만, 역사 소설이란 무엇인가.
유방과 항우, 장량, 한신, .... 사마천의 사기 속에 남아있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오늘 우리세계에 그대로 살아있는 그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과 그들의 고민과 망설임, 용기와 만용, 사람들과의 어울림, 그들의 삶의 지혜 이런 것들을,
'그 시대를 살았던 객관적 전달자요 평가자' 이문열이 그의 머리에서 재구성하여 우리에게 들려주는,
다시 말해 그 기자 이문열의 이야기를 듣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저주하며 독설을 퍼붓는 그를 생각하게 되면,
객관적 진실을 찾는다기보다는, 감정적 왜곡으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실었을지 모른다는 그런 의심이 들면,
'이해관계와 상관 없는 객관적인' 그 무엇인가를 간접경험을 통해 즐기려던 원래 바람이 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면....ㅜㅜ
아무리 사회가 점점 더 직설적 화법에 익숙해져간다 하더라도,
작가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참을 수 없어 무슨 이야기인가 했어야 했다면,
정제된 표현을 쓰던지, 적어도 절제된 은유적 표현을 썼어야 했던 것 아닌가?
그랬으면, 그 자신 또 그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마음에 상처가 덜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 ........
기분이 참 묘하구나. 그렇게 기대하고, 멋진 시간을 가져보려 했는데, 이런 모양이 되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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