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틀이의 생각세계

탈락자들의 향연

뚝틀이 2012. 11. 4. 14:50

슈스케 K4. 한 번쯤은 생방송으로 보는 것이 어떨까, TV앞에 앉았다 그냥 꺼버린다. 아니 끌 수밖에 없다. 사회자 이 사람, 도대체 누군가. 이렇게 답답할 수가 있을까. 무슨 권투시합 링 아나운서처럼 목소리만 높이지 분위기 이끌어가는 자기만의 표현이 없다. 마치 로봇이 진부한 표현 정크박스에서 꺼내주는 단어를 내뱉는 그런 모습이다. 가수나 연예인으로 이런 오디션에 참가한다면 초반 일찌감치 잘려나갈 그런 수준이다. 할 수 없지 뭐. 내일 녹화로 이 사람 잘라가며 보지 뭐.

우선 로이킴과 홍대광, 열심히 한다는 그 진지함은 느껴지는데 음정도 무대매너도 불안하다. 아마추어 티를 벗어나려면 아직 좀 더 다듬어져야할 듯. 다음 김정환. 시원하다. 이 사람 예선전에 나올 때부터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었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거의 전율을 느낄 그 정도. 그 다음 딕펑스. 처음엔 그 지나치게 촐랑거리는 모습에 전혀 호감이 가지 않는 스타일이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점점 호감팀으로 바뀌어간다. 음악성이 점점 살아난다고나 할까. 놀랍다. 이어지는 심사평에서 딕펑스는 좋은 점수를 받지만 김정환에게는 잔인한 혹평. 정준영,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 여기 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꽉 막힌 목소리 어디에서도 음악성은커녕 단순한 파워조차 느낄 수 없다. 딱 한 번, 예선 때 로이킴과 부른 먼지가 되어, 그때 딱 한 번 정말 예외적으로 멋있었다.

유승우. 불가사의 존재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어떻게 이리 좋은 음악성을 나타낼 수 있는지. 하지만, 표정이랄까 아니면 얼굴에 나타나는 진심이랄까 또 그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목소리,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신선함.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할 듯. 심사평. 탈락 확정적이라는 선입관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기대 밖이라는 호평. 유승우는 그런대로 그저 그런 점수.

살아남는 자, 어쩌면 이 발표순서가 순위일 수도. 홍대광이 첫 번째다. 이어 딕펑스. 둘 다 그럴 수 있다는 느낌. 이어 로이킴. 그 동안 그렇게 아들의 음악생활을 반대하다 오늘 방청석에 모습을 드러낸 아버지에게 가장 큰 선물이다. 이어 첫 번째 탈락자, 김정환. 아쉽다 정말 아쉽다 내 가장 호감을 느꼈던 이 청년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남은 유승우와 정준영. 사실 이 둘은 예선 때 이미 탈락했었던 사람들. 방송의 흥행성 유지를 위해 편법으로 살린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인터넷 투표의 결과는? 정준영. 결국 김정환과 유승우의 탈락이다. 참 묘하다. 이 둘이 예선 때 라이벌 대결 때의 상대 아니었던가. 오늘도 묘한 조합. 현역 특공대원 상병 김정환과 고등학교 1학년 유승우의 탈락.

더 묘한 것은 오늘 살아남은 이들이다. 사실 이들 모두 엄격한 룰에 따랐다면 이 무대에 설 수 없는 중도탈락자였었다. 정준영은 로이킴에게 밀렸었고, 로이킴은 예선 탈락에서 슈퍼패스로 살아났고, 홍대광은 톱10이 톱12로 편법 확장되면서 건져졌고, 또 딕펑스는 인터넷투표탈락에서 슈퍼세이브로 살아났고.

정준영 탈락이 결정적이라고 볼 때, 이제 남은 것은 홍대광 로이킴 딕펑스의 삼자대결. 선거철이라 그런가. 자꾸 이상한 연상이 떠오른다. 딕펑스와 리더 김재흥은 새누리와 박근혜, 잡초 같은 생명력 홍대광은 문재인, 그리고 미워할 수 없는 로이킴은 안철수. 바로 이 사람 하고 딱 집어낼 수 없는 탈락자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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