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Vincent van Gogh의 ‘영혼의 편지’

뚝틀이 2013. 4. 28. 10:54

병원에 들렀다 딱히 뭐 딱히 먹을 마음도 없어 편의점 들어가 컵라면으로 때우는데 옆에 놓인 두꺼운 책이 눈에 들어온다. 빈센트 반 고흐의 화집. 세상에, 이런 귀한 책이....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큰마음 먹고 샀던 책이다.) 편의점 주인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비치해놓은 것은(다시 한 번 주인의 모습을 살핀다.) 아닐 테고.... 그런데 누가 이렇게 아무렇게나...  집에 돌아오자마자 그 책부터 찾는다. 먼지가 뽀얗다. 팔을 쓸 수 없으니, 무거운 '위층'을 내려 그 책을 꺼낼 수 없다. 할 수 없이 그 화집 옆의 책을 집는다. ‘반 고흐, 영혼의 편지.’ 감동이다. 소설도 영화도 전해주기 힘들 진한 감동. 이미 두 번씩이나 읽었던 책인데 새삼 이런 감동을 주는 이유는? 혹 지금 내 몸과 마음이 불편한 상태라서?

 

(물론 다른 화가에게 보낸 편지들도 몇 편 들어있지만) 주로 빈센트 고흐가 그의 네 살 터울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모음이다. 끝 부분에 몇 편 뿐, 답장은 거의 없다. 이번엔 검색도 겸해가면서 읽기로. 1872~1890에 more than 600 from Vincent to Theo and 40 from Theo to Vincent. 바빴던 모양이지. 그렇다고 냉담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Theo was a life-long supporter and friend to his brother. 그의 후원이 없었다면? 빈센트 생전에 팔린 그림은 단 한 점, 그것도 죽기 몇 달 전. 동생의 일방적 도움이 없었다면 그가 어떻게 2,100 artworks, consisting of 860 oil paintings and more than 1,300 watercolors, drawings, sketches and prints를.... 친구처럼 지낸 것도 맞다. ‘일방적’ 편지지만 그걸 느낄 수 있다. 더구나 형 빈센트의 자살 6개월 후 동생 테오도.... The two are buried together at Auvers-sur-Oise.

 

원래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spent his early adulthood working for a firm of art dealers, traveling between The Hague, London and Paris. 그러다 느끼는 바가 있어, 그림에 전념하기로. 이때가 그의 20대 후반. 동생과는 무슨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이였던 모양이다. 4촌 여동생에게 청혼했다, 숙부로부터... 어쨌든 그는 자기가 수입도 없는 불쌍한 신세라서... 그렇게 생각하고....

 

가진 것 없고, 또 동생에게 무리한 부탁도 할 수 없는 그는 기초부터 단단히 다지기로... 초기엔 데생과 수채화와... 유화는 엄두도... 그는 말한다. 자기는 다른 사람들 눈에 ‘최하 중 최하...’ 하지만, 자기 속에도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날이.... 그러기 위해선 기초가... ‘스승’을 찾아 뭘 배워보려 하지만 모델 고용 비용 또한... 임신한 창녀를 집으로 데려와 ‘모델’로 쓰며 ‘생활’하는 그. 결국 스승으로부터도 다시는 눈앞에도 나타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고...

 

빈센트 고흐의 영원한 정신적 스승은 밀레. “아이들에게 먹일 스프”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그의 모범적 생활 또 그림 그리는 태도.

고흐 역시 일꾼들 농부들 속으로 들어간다. 흙냄새 땀 냄새 나는 모습을 잡으려.

      The weaver, 1883

 

복권방 앞에 모인 사람 모습도...

"너와 내가 예전엔 경멸했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론 저 사람들의 절박한..."

      Lottery office, 1882

 

아틀리에에 캔버스 세워놓고 그리는 그림에서 가 나올 수 없는 법. 몇 시간씩 걸어 모래언덕을 찾아 온몸과 캔버스에 모래바람 쏘이며..

아버지와의 갈등. 그는 자신을 개로 표시한다. 완고한 목사인 아버지가 개가 귀여워서가 그냥 참고 있는 것이라고. 예민한 개인 자기는...

드디어 몇 년 만에 자기 자신의 마음에 드는 그림 한 점. 이들의 투박한 모습 특히 그 손을 표현하려 얼마나 연습했는지...

                            The Potato Eaters, 1885

 

동생에 기대기 벌써 3년째. 자기 그림을 팔 마음이 있기는 있는가, 畵商인 동생을 다그친다. 언제까지 편지에 “이제 팔아도 될 만한 그림인데, 하지만...” 글자 한 자 틀리지 않고 똑 같은 표현만 반복할 것이냐고.... 이건 몇 해 후에도 마찬가지. 사실 자기 그림이 “식당이나 시골집 벽에는 어울리지 않을까?” 그렇게까지 물어가며... 자기뿐만 아니라 세상에 아부하지 않는 ‘뜻 있는’ 화가라면 누구나 어려워하는 현실을 견뎌내기 위한 그의 ‘화가공동체’ 아이디어. 회원은 그림을 기증하고, 수익은 공동으로....

 

인상파 화가들과 접한 후 달라지기 시작하는 그림의 색채.

           Reminiscence of Mauve, 1888

 

그의 지론, “그림은 사진이 아니다.”

                             Starry Night Over The Rhone, 1888

 

“구더기가 득실거리는데도 아직 전통이 세상을 지배하지만, 궁극적으로 볼 때 전통은 무능하고 나태한 것....” 뚜벅뚜벅.

      Painter on the Road to Tarascon, August 1888

 

계속되는 해바라기 그림.

     Still Life: Vase with Twelve Sunflowers, August 1888

 

동생 테오의 결혼. 마치 아버지처럼....

 

“나는 늘 두 가지 생각 중 하나에 사로잡혀있다. 하나는 물질적인 어려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색에 대한 탐구다.”

                                                           The Sower, 1888

 

'명암이 없는' 색조만의 실험, 자기 방 그리기.

                                     Bedroom in Arles, 1888

 

또 하나의 색채 실험.

                                                 The Red Vineyard, 1888

 

그의 ‘공동체’ 구상에 동의해 합류하는 고갱. 이제 ‘혼자가 아니라 좋다’고 썼지만,

얼마 안 가 둘의 의견 차이는.. 결국 고갱이 다시 떠나겠다고 하자 그는 자기 귓불을 잘라...

                           Self-portrait, 1889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 한 점을 갖고 떠나버린 고갱. 허전한 마음 달래며 그의 의자를.. 우리는 친구임을 잊지 말라는 편지를 그에게...

                 Paul Gauguin's Armchair, 1888

 

고흐의 발작. 80명이 넘는 이웃사람들이 ‘위험인물’이라 진정서를 내고... 정신병동으로... 

               corridor-asylum, 1889

 

겨우 그림을 그릴 허가를 받아내어... 사이프러스의 매력이... 고흐는 나무와 밀밭을 이야기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는 하늘을 그리는....

                                   Wheat Field with Cypresses, 1889

 

‘몇 몇’ 사람이 고흐의 그림을 칭찬하기 시작한다는 소식. 이제 형을 아끼는 동생의 마음이 묻어나는 편지들이.... 용기를 잃지 말라며...

 

병원 뒤 밀밭에서 수확하는 농부. 이 베어져나가는 밀을 보며 죽음의 이미지를 느끼는 그. ‘씨 뿌리는 사람’과의 대조라며...

         Wheat Field Behind Saint Paul Hospital With A Reaper, 1889

 

나무에서 느끼는 삶은...

                                    The Mulberry Tree, 1889

 

                 Olive Trees with the Alpilles in the Background, 1889

 

별이 빛나는 밤에....

                                        Starry Night, 1889

 

자화상 한 점 또...

         Self-portrait, 1889

 

동생의 득남 소식, 더구나 형을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그 아들의 이름을 빈센트로.... 그 아이 방에 걸어놓을 그림을..

      Almond Blossoms, 1890

 

나를 탈출시켜 달라. 거주의 자유. 기본권 아닌가. 8년 전 그렸던 스케치를 바탕으로 이번엔 강렬한 색감을...

     Sorrowing Old Man ('At Eternity's Gate'), 1890

 

이제 스스로도 만족해 가는 자신의 그림들.

 

                                                       Irises, 1889

 

                    Road with Cypress and Star, May 1890

 

                                                                    Wheatfield with Crows, 1890

 

드디어 형의 그림 ‘붉은 포도밭’이 팔렸다고... 헐값이지만... 형은 생전에 인정받는 화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잦아지는 벌작. 어떤 때는 한 주일 동안이나... 고흐는 그림물감 튜브를 빨기도 하고...

결국 동생 집 근처로 옮겨....

 

그의 거의 마지막 작품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정물화 하나

 

                                                       Vase with Pink Roses, 1890

 

파리에서 온 새 의사, '말'이 통하는 사람.

      Portrait of Dr. Gachet, 1890

(이로부터 꼭 100년 후 이 그림은 어느 개인 소장자에게 8,250만 불에 팔려나가는데....)

 

From May 1889 to May 1890 he had fits of despair and hallucination during which he could not work, and in between them, long clear months in which he could and did, punctuated by extreme visionary ecstasy. on 27 July 1890, aged 37, Van Gogh is believed to have shot himself in the chest with a revolver (although no gun was ever 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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